'2차 감염자' 나왔다…세 번째 환자와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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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확진 2명 늘어 6명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세 번째 환자와 서울 압구정로 한일관에서 함께 식사한 환자다. 이전까지 발생했던 환자는 모두 중국 우한을 다녀온 뒤 감염됐다. 첫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위험도 높아졌다.
6호 환자, 강남서 3호 환자와 식사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두 명 추가돼 전체 환자는 여섯 명으로 늘었다고 30일 발표했다. 새로 추가된 두 명의 환자는 모두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던 능동감시자다. 이들이 어디에서 활동하면서 몇 명의 시민과 접촉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이날 추가로 확인된 국내 다섯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는 업무를 위해 우한을 방문했다가 지난 24일 귀국한 32세 한국인 남성이다. 귀국 당시 열이 없어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서울의료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여섯 번째 환자는 의료계 등에서 우려하던 2차 감염자다. 56세 한국인 남성 환자로 서울, 일산 등을 다녔던 세 번째 환자와 식사를 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세 번째 환자와 한일관에서 지난 22일 식사를 같이해 일상접촉자로 분류됐던 사람”이라며 “음식점에 대한 소독 조치는 끝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즉각대응팀은 이들이 다닌 곳이 어딘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는 대로 추가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강남·일산·한강 6일간 활보한 세 번째 환자…'슈퍼 전파자' 되나
국내 첫 '2차 감염자' 발생…확진 환자 6명으로우려했던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서울과 일산 등을 오갔던 세 번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다. 이 환자와 함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는 여섯 명으로 늘었다. 새로 감염된 환자들이 모두 격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감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세 번째 환자에게서 감염
국내 여섯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56·남)가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실려온 것은 30일 오후 5시께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압구정로의 한일관에서 세 번째 환자, 또 다른 지인과 함께 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섯 번째 환자가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보건소 검사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섯 번째 환자는 세 번째 환자와 함께 긴 시간 식사를 하고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의 접촉자 분류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여섯 번째 환자와 함께 식사를 했던 국내 세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54·남)는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우한에 살던 세 번째 환자는 20일 귀국했다.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을 통과한 뒤 격리없이 능동감시자가 됐다.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 몸살 기운이 있었지만 해열제를 먹고 개인 렌터카를 이용해 서울 강남의 글로비성형외과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치료받는 지인과 동행하기 위해서다. 이날 서울 강남구의 호텔 큐브에 투숙했다. 다음날인 23일 점심 때쯤 한강을 산책하면서 편의점인 GS25 한강잠원 1호점을 들렀다. 24일 다시 글로비성형외과를 찾았고 이날 저녁부터 일산에 있는 모친 집에서 체류했다. 이 기간 서울 도산대로의 본죽도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장소에서 세 번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95명에 이른다.세 번째 환자는 25일 질병관리본부로 의심증상이 있다고 신고했고 보건소 구급차를 이용해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일산 명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폐렴 증상 없이 양호한 상태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2차 감염 비상
이날 추가로 확인된 다섯 번째 환자(32·남)는 24일 귀국했다.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귀국 당시 열은 없었지만 평소 천식 때문에 간헐적으로 기침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역단계에서 기침 환자를 제대로 거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추가된 두 명의 환자는 모두 능동감시자다. 다섯 번째 환자는 국내 입국한 뒤 7일간 자유롭게 활동했다. 여섯 번째 환자도 활동에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들을 통해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위험도 커졌다. 국내 첫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추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환자가 급증한 것도 2차, 3차 감염자가 늘어나면서다. 환자를 통한 추가 감염이 늘면 누구를 통해 감염됐는지를 추적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환자가 급증할 위험이 높아진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3차, 4차 감염자가 늘면서 국내에서만 186명이 감염됐고 38명이 사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처음 시작된 중국에서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4차 감염자까지 발생했다. 중국 외에 일본과 독일 베트남 등에서도 2차 감염자가 나왔다.
네 번째 환자는 집중 치료 중
30일까지 질병관리본부가 유전자 검사를 한 환자는 41명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사람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들이다. 여섯 번째 환자 외에 국내 환자와 접촉한 뒤 의심증상이 생긴 환자 15명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국내 의료기관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상태다. 첫 번째 환자와 네 번째 환자는 폐렴 소견이 확인돼 치료를 받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네 번째 환자는 폐렴이 계속돼 산소공급 등 집중 관찰치료를 하고 있다”며 “나머지 환자는 열도 떨어지고 증상이 안정적”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