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교민' 데려올 전세기 출발…최대 360명 태워 내일아침 귀환

오늘 자정께 우한 공항 도착…양국 의료진 검역 거친 '무증상자'만 탑승
귀국 즉시 2차 검역 후 아산·진천 격리…"보호장치 강화해 안전하게 수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인근 지역의 한국인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한 정부 전세기가 30일 밤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했다.정부 신속대응팀과 우한에 전달할 긴급 의료구호 물품 등을 실은 대한항공 KE 9883편 보잉 747 여객기는 이날 오후 8시 57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

전세기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늦게 우한 톈허(天河)공항에 착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톈허공항에는 이날 전세기에 탑승할 예정인 한국인들이 한국시간 오후 9시(현지시간 오후 8시)부터 대기 중인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전세기 귀국을 신청한 이들은 720여명이다.

외교부 직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 등으로 구성된 정부 신속대응팀은 중국 당국과 협의해 한국인 탑승 절차를 지원한다.

탑승 대기자들은 양국 의료진·검역관의 검역을 거쳐 '무증상자'만 탑승하게 된다.체온 '37.3도'가 발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측의 구체적인 증상 기준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와 정오에 각 1대씩 전세기를 2대 띄우고 31일에도 역시 두 대를 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전날 저녁 '1대씩 순차적으로 보내자'는 입장을 밝혀오면서 2대는 1대로 축소되고, 출발 시각도 11시간 뒤로 미뤄졌다.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도 수차례 전세기 운항 계획이 바뀌었다"면서 한국만 특별히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일본도 당초 전세기 2대를 한꺼번에 투입하려 했지만, 중국 측 반대로 1대를 순차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수송 계획이 막판 차질을 빚으면서 현지 교민 사이에서는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국내에서도 정부가 중국 측과 협의가 가닥이 뚜렷하게 잡히지도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계획을 발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당초 이날 2대에 나눠 태우려 했던 360여명을 1대로 수송한다.

원래 탑승객 간 접촉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간격을 두고 앉히려 했지만, 방역용인 N95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붙어 앉으면 1대에 모두 탑승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전세기에 탑승한 이들은 31일 아침 김포공항으로 입국하게 된다.

이들은 발열 등 2차 검역을 거쳐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14일간 격리 수용된다.

현지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만, 정부는 귀국자 임시생활시설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신속대응팀 팀장인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출국에 앞선 약식 회견에서 "국민이 어디에 있든지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게 국가의 기본 책무"라면서 "(전세기 탑승객은) 기본적으로 무증상자이기 때문에 보호장치를 강화해 안전하게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이날 탑승하지 못한 한국인 수송을 위한 계획도 중국 측과 계속 협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