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 "우한 폐렴 환자가 극장에…" 비수기 덮친 코로나
입력
수정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엎친 데 덮친 격이다.
확진자 빠르게 확산되자
'사냥의 시간' 쇼케이스 취소
개봉 연기 논의까지
5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지난 설 명절 연휴 CGV성신여대입구에서 영화 관람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영화관이 2일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CGV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내부 위생 강화를 위해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고,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안전 조치를 새행하고 난 후 영업을 제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극장내 개인 예방 수칙 안내, 손 세정제 비치, 마스크 착용 등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정부의 지침에 따라 방역을 실시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화계에선 2월은 전통적으로 비수기다. 설 연휴 이후엔 쉬어가는 시기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보릿고개를 넘는 게 더욱 어려워지리란 전망이다. 메르스가 성행했던 2015년 6월 전국 극장 관객수가 직전 달에 비해 20%나 감소했던 메르스 공포가 다시 한 번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벌써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일단 오는 5일 개봉하는 하정우, 김남길 주연의 '클로젯'에 대해 투자배급사인 CJ ENM 측은 개봉 연기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12일 개봉하는 '정직한 후보' NEW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메가박스 측은 내부 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직한 후보'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측 관계자는 입을 모아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여러 가능성을 놓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사전 홍보 행사도 취소했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기대를 모았던 '사냥의 시간'도 본래 5일 예정됐던 쇼케이스를 취소했다. 대형 가수 콘서트도 줄줄이 취소되고, 방송사에서도 공개 방송을 방청객 없이 진행하는 상황에서 행사 강행이 부담이 됐던 것.연예계 관계자는 "설 연휴 전까지는 '지켜보자'는 입장이 많았다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부터 우한 폐렴에 대한 대응으로 행사 취소를 강력하게 논의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우한 폐렴 대응이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직 우한 폐렴으로 관객수가 얼만큼이나 줄어들지, 얼마만큼의 타격이 있을지는 관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확진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우한 교민들도 귀국해 몸 상태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심 조성이 과열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당시 총 관객수는 전년보다 상승했다는 지표도 있는 만큼 "지나친 우려는 산업 자체를 망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엔 확진자가 극장을 다녀갔고, 해당 극장이 영업을 중단까지 한 상황에서 극장을 통해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로 CGV성신여대입구점 인근의 성신여대, 고려대 학생들의 커뮤니티와 맘카페를 중심으로 "연휴 기간 극장을 방문했다", "걱정된다"는 글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엔 지난해 '극한직업'과 같은 메가 히트작이 등장하지 않아 1월 극장 관객수가 지난해 대비 200만 명 가량 줄은 1500만 명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유달리 성적이 좋았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영화 시장은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한 폐렴은 적지 않은 리스크가 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국내에서도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브랜드 CJ CGV 주가는 1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 발표와 3300억 원 투자 유치 소식에 4만 원을 넘겼던 주가는 CGV성신여대점 폐쇄 소식이 알려진 31일엔 2만6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