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바닷길 직격탄…30년 만에 카페리 여객 운송 중단

2003년 사스(SARS) 발병 때보다 심각
인천항만공사 "여객 운송 중단 불가피"
인천항 카페리 여객창구가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스 감염증(우한 폐렴)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되면서 인천항을 통해 입항하는 중국발 국제 카페리도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10개 항로 중 대부분이 여객 운송을 중단해서다.

31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이날 인천항에 도착한 중국발 카페리 4척 중 웨이하이(威海)·단둥(丹東)·스다오(石島)발 카페리 3척은 여객을 태우지 않은 채 화물만 싣고 인천항에 입항했다. 전날 롄윈강(連雲港)을 출발해 이날 오후 인천항에 입항한 하모니운항호에 한국인 3명이 승선한 게 전부다.앞서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에 입항하는 중국발 국제 카페리 여객에 대해 기존의 터미널내 검역에서 선상 검역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발 카페리 선내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여객·승무원에 대한 상시 체온 체크와 마스크 착용, 손 소독기 운영을 하고 폐렴 증상자 발생시 격리실 관리와 관계기관 즉각 통보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

이날 중국으로 출발하는 카페리도 3척 중 단둥·스다오행 카페리는 승객을 태우지 않았다. 톈진(天津)행 카페리만 오후 6시 중국인 7명을 싣고 중국으로 돌아간다. 이날 운항을 끝으로 다음달 1일부터는 10개 항로 전체 카페리의 여객 운송이 중단된다. 화물 운송을 위한 운항은 계속된다.

카페리 선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당분간 여객 운송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여객 운항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항로 전체 카페리가 화물만 싣고 운항하는 것은 1990년 첫 항로 개설 이후 30년 만에 사상 초유의 일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발병했을 때도 여객 수송이 중단되지는 않았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민관이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해 국제카페리를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유입 방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항만을 통한 신종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현재로서는 여객 운송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