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지난해 2.3% 성장…4분기엔 2%대 '턱걸이'

완만한 감속 흐름…'감세 반짝효과' 2018년 2.9% 찍고 둔화
'무역 개선' 작년 4분기 2.1% 성장…소비·투자 부진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2.1% 성장했다고 미 상무부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전분기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동일한 수준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에도 부합하는 수치다.

이날 발표된 성장률은 속보치로 향후 집계되는 잠정치와 확정치에서 수정될 수 있다.

분기별로는 1분기 3.1%에서 2분기 2.0%로 급격히 둔화했다가 3~4분기 2.1%로 제자리걸음을 이어간 흐름이다.미국이 2%대 성장률을 가까스로 지켜낸 것은 '관세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수출은 1.4% 늘었고, 수입은 8.7% 급감했다.

대중국 관세를 잇달아 부과하면서 무역지표가 개선된 결과다.순수출의 GDP 기여도는 1.48%포인트로 집계됐다.

순수출의 기여도는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로 최고 수치다.

반면 투자와 소비 지표는 부진했다.투자 활동을 보여주는 기업 투자는 4분기에 1.5% 줄면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4분기 1.8% 증가했다.

2분기 4.6%, 3분기 3.2% 증가세에서 크게 둔화한 수치다.

4분기에 2%대 성장률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성장의 질(質)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3%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1.6%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로는 최저 성장률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말 대대적인 감세를 단행했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2.9%로 3%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CNBC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효과로 3%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아직 현실화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장기 파업,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주력기종인 737맥스 운항중단 등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지표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느리고 꾸준한 속도로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