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신구·손숙 "우리는 대학로의 방탄노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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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함께 출연 "대사 하나하나가 새로워요. 앙코르 공연이란 게 어떻게 보면 이전 공연보다 못할 수도 있어요.
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고 보완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숙)
연기 인생 도합 115년의 배우 신구(84)와 손숙(76)이 우리 시대 모든 가족을 따스하게 위로하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 둘의 인생을 담은 연기를 4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작품은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사건과 가족들이 기억하는 것들을 섬세하게 풀어나가면서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신구와 손숙이 지난 3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귀빈실에 함께 자리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앙코르 무대에 서는 소감을 밝혔다. 신구는 작품에 대해 "아버지가 간성혼수에 빠져서 정신착란증을 일으키고, 그러면서 가족과 이별하는 연극인데, 요즘 흔히 얘기하는 웰다잉을 다룬 거다.
가족과 따뜻하게 헤어지는 과정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손숙은 "나이를 먹으니 남의 일 같지 않다. 곧 닥칠 일인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많이 생각한다"며 "요즘 웰다잉에 꽂혀 있는데 품격있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작가가 실제 아버지 임종을 보고 쓴 건데 굉장히 실감이 난다"며 "대사도 일상적인데 하나만 놓치면 극이 산으로 갈 수 있다.
집중 안 하면 놓치게 된다.
아주 섬세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손숙은 극 중 미국에 있는 형한테 전화하는 작은아들을 어머니가 혼내는 장면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큰아들은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데 취직해 미국에 가 있어요.
둘째는 제대로 공부도 안 하고 늘 툴툴거리지만, 임종까지 모시죠. 둘째가 형한테 전화해서 언제 올 거냐고 하니까 다음 달에 온다고 하는 것을 듣고 둘째를 막 혼내죠. 그런데 내심은 첫아들에 대한 섭섭함이죠. 지난 공연에서는 놓쳤는데 이게 이번에 절절히 와 닿았어요.
"
둘은 연극 무대가 아직 좋다고 했다.
관객이 배우들의 호흡을 느끼는 것이 공연할 때마다 매번 달라 거기서 오는 희열과 매력은 다른 매체가 따라갈 수 없다고 했다.
신구는 요즘 연극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 돈을 주니까 돈 받아서 사노라고 하다 보니 연극에 출연할 시간이 없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매체에서 쓸모가 없어져서 이제 마음대로 연극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숙은 "그래서 농담으로 우리가 '대학로의 방탄노년단'이라고 한다.
멤버는 이순재, 신구, 손숙이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원로 배우로서 우리나라 연극계에 대해 충고도 했다.
손숙은 "연극계를 보면 안타깝지만 성의를 갖고 정성껏 작품을 만들면 관객이 온다.
그런 점은 우리가 반성할 부분이다.
대강 만들면 재미로 보는 관객은 와도 진정한 관객은 오지 않는다.
작품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적지 않은 나이의 두 배우에게 건강에 관해 물었다.
신구는 "기본적으로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작업을 할 수 없다.
걷기와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을) 유지하는데 술 마시기 위해 운동한다"고 했고, 손숙은 "요즘 옛날 같지가 않다.
관절이 안 좋아져서 앉았다가 일어나려면 너무 힘들다.
그런 게 자유자재로 안 되면 속상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숙은 이 작품을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죽음을 어떻게 보고,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아내, 자식으로서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작품에는) 감동, 카타르시스, 희망이 다 들어있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다음 달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합뉴스
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고 보완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숙)
연기 인생 도합 115년의 배우 신구(84)와 손숙(76)이 우리 시대 모든 가족을 따스하게 위로하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 둘의 인생을 담은 연기를 4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작품은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사건과 가족들이 기억하는 것들을 섬세하게 풀어나가면서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신구와 손숙이 지난 3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귀빈실에 함께 자리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앙코르 무대에 서는 소감을 밝혔다. 신구는 작품에 대해 "아버지가 간성혼수에 빠져서 정신착란증을 일으키고, 그러면서 가족과 이별하는 연극인데, 요즘 흔히 얘기하는 웰다잉을 다룬 거다.
가족과 따뜻하게 헤어지는 과정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손숙은 "나이를 먹으니 남의 일 같지 않다. 곧 닥칠 일인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많이 생각한다"며 "요즘 웰다잉에 꽂혀 있는데 품격있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작가가 실제 아버지 임종을 보고 쓴 건데 굉장히 실감이 난다"며 "대사도 일상적인데 하나만 놓치면 극이 산으로 갈 수 있다.
집중 안 하면 놓치게 된다.
아주 섬세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손숙은 극 중 미국에 있는 형한테 전화하는 작은아들을 어머니가 혼내는 장면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큰아들은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데 취직해 미국에 가 있어요.
둘째는 제대로 공부도 안 하고 늘 툴툴거리지만, 임종까지 모시죠. 둘째가 형한테 전화해서 언제 올 거냐고 하니까 다음 달에 온다고 하는 것을 듣고 둘째를 막 혼내죠. 그런데 내심은 첫아들에 대한 섭섭함이죠. 지난 공연에서는 놓쳤는데 이게 이번에 절절히 와 닿았어요.
"
둘은 연극 무대가 아직 좋다고 했다.
관객이 배우들의 호흡을 느끼는 것이 공연할 때마다 매번 달라 거기서 오는 희열과 매력은 다른 매체가 따라갈 수 없다고 했다.
신구는 요즘 연극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 돈을 주니까 돈 받아서 사노라고 하다 보니 연극에 출연할 시간이 없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매체에서 쓸모가 없어져서 이제 마음대로 연극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숙은 "그래서 농담으로 우리가 '대학로의 방탄노년단'이라고 한다.
멤버는 이순재, 신구, 손숙이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원로 배우로서 우리나라 연극계에 대해 충고도 했다.
손숙은 "연극계를 보면 안타깝지만 성의를 갖고 정성껏 작품을 만들면 관객이 온다.
그런 점은 우리가 반성할 부분이다.
대강 만들면 재미로 보는 관객은 와도 진정한 관객은 오지 않는다.
작품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적지 않은 나이의 두 배우에게 건강에 관해 물었다.
신구는 "기본적으로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작업을 할 수 없다.
걷기와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을) 유지하는데 술 마시기 위해 운동한다"고 했고, 손숙은 "요즘 옛날 같지가 않다.
관절이 안 좋아져서 앉았다가 일어나려면 너무 힘들다.
그런 게 자유자재로 안 되면 속상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숙은 이 작품을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죽음을 어떻게 보고,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아내, 자식으로서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작품에는) 감동, 카타르시스, 희망이 다 들어있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다음 달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