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에도 노조 깃발…삼성 '무노조 경영' 균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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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창사 후 첫 노조설립 추진…한국노총 산하로 공식 출범계획
"사측 노조설립 못 하도록 통제…노동 삼권 한 번도 못 누려"
이른바 '노조 와해 공작'에 대한 유죄판결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대한 압박이 커진 가운데 삼성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에도 노동조합이 생긴다.삼성화재 노동조합은 총회와 규약 제정 등 절차를 마치고 지난달 2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화재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조직으로 조만간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발기인 명단에는 오상훈 초대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화재에 노조가 생기는 것은 1952년 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노조 측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온 사측이 노조설립을 철저하게 통제해왔다고 비판했다.
오상훈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대외적으로 윤리경영을 얘기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견제받지 않는 인사권을 휘두르며 약자인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도록 관리·통제해 왔다"고 질타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헌법이 인정한 노동 삼권을 입사 후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했고,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아왔다"면서 "상사가 인격을 무시해도 참고 견뎠고, 부당한 인사발령과 고과, 급여, 승진체계, 불합리한 목표 및 각종 차별대우에 대해서도 말 한마디 못했다"고 주장했다.그는 그러면서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와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경영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며 "올해 안에 (전체 직원) 과반이 참여하는 노조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두려워하거나 회사측 눈치를 보지 말고 당당히 우리(노조)의 손을 잡아 달라"고 직원들에게 호소했다.1952년 설립된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기준 손해보험 시장 점유율 22.6%(자체 집계)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가입자도 지난해 보험업계 최초로 1천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가운데 1명꼴로 삼성화재 보험 상품의 고객인 셈이다.
오 위원장은 "삼성화재의 계약자 수는 전체 국민의 20%에 육박한다.
계약자들이 맡긴 보험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계약자의 권익이 지켜질 수 있도록 내부에서 견제해야 한다"며 "이제 노조가 고객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경영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노조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그룹의 '무노조 경영' 원칙에 발이 묶여 번번이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사내 우수지점장 그룹인 '프로지점장' 협의체가 구성되면서 힘을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화재 노조의 출범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정책'이라는 비판에도 삼성이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원칙이 흔들리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이른바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의 실체를 인정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회사 측은 이후 사과문을 내놓으며 전향적인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고,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 감시위원회 출범도 준비 중이다.
현재 삼성 그룹 내에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에스원, 삼성SDI 등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됐다.그러나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제4 노조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소규모이거나 적극적으로 활동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사측 노조설립 못 하도록 통제…노동 삼권 한 번도 못 누려"
이른바 '노조 와해 공작'에 대한 유죄판결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대한 압박이 커진 가운데 삼성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에도 노동조합이 생긴다.삼성화재 노동조합은 총회와 규약 제정 등 절차를 마치고 지난달 2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화재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조직으로 조만간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발기인 명단에는 오상훈 초대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화재에 노조가 생기는 것은 1952년 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노조 측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온 사측이 노조설립을 철저하게 통제해왔다고 비판했다.
오상훈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대외적으로 윤리경영을 얘기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견제받지 않는 인사권을 휘두르며 약자인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도록 관리·통제해 왔다"고 질타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헌법이 인정한 노동 삼권을 입사 후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했고,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아왔다"면서 "상사가 인격을 무시해도 참고 견뎠고, 부당한 인사발령과 고과, 급여, 승진체계, 불합리한 목표 및 각종 차별대우에 대해서도 말 한마디 못했다"고 주장했다.그는 그러면서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와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경영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며 "올해 안에 (전체 직원) 과반이 참여하는 노조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두려워하거나 회사측 눈치를 보지 말고 당당히 우리(노조)의 손을 잡아 달라"고 직원들에게 호소했다.1952년 설립된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기준 손해보험 시장 점유율 22.6%(자체 집계)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가입자도 지난해 보험업계 최초로 1천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가운데 1명꼴로 삼성화재 보험 상품의 고객인 셈이다.
오 위원장은 "삼성화재의 계약자 수는 전체 국민의 20%에 육박한다.
계약자들이 맡긴 보험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계약자의 권익이 지켜질 수 있도록 내부에서 견제해야 한다"며 "이제 노조가 고객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경영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노조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그룹의 '무노조 경영' 원칙에 발이 묶여 번번이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사내 우수지점장 그룹인 '프로지점장' 협의체가 구성되면서 힘을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화재 노조의 출범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정책'이라는 비판에도 삼성이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원칙이 흔들리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이른바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의 실체를 인정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회사 측은 이후 사과문을 내놓으며 전향적인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고,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 감시위원회 출범도 준비 중이다.
현재 삼성 그룹 내에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에스원, 삼성SDI 등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됐다.그러나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제4 노조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소규모이거나 적극적으로 활동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