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숲·바다·일몰…자연에 물든 '발리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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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향기‘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편안한 패션.’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 ‘발리(BALLY)’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1851년 구두 공방으로 시작한 발리는 오랜 역사만큼 남다른 구두 제조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두로 시작했지만 스니커즈, 핸드백, 여성복, 선글라스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옛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레트로(복고풍) 스타일의 신제품을 여럿 선보이고 있다.
169년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 '발리'
‘자연에서 온 그래픽’패션 전문기업 한섬이 수입·판매하는 발리는 올 봄·여름 컬렉션의 콘셉트를 ‘자연에서 온 그래픽(Graphic by Nature)’으로 잡았다. ‘건축과 예술, 자연이 어우러진 집’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집’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주택을 넘어 ‘좋은 추억과 희망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뜻한다. 발리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색상도 자연에서 따왔다. 은은한 하늘의 색상을 표현한 페일블루, 나무와 숲에서 착안한 베이지, 꽃에서 따온 핑크와 레드 등이 주를 이룬다. 또 산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과 일몰을 표현하기 위해 은은하게 번지는 그라데이션 기법을 슈즈, 액세서리 등에 적용했다. 자연스러운 색상 위에 ‘팝 아트’ ‘아카이브 그래픽’ 등을 더해 편안한 디자인을 세련되게 소화하려는 직장인을 겨냥했다.
복고풍 디자인 적용올 봄·여름 제품은 주로 1980~1990년대 출시했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았다. 당시에 인기를 끌었던 ‘BB 프린트’는 발리를 대표하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BB 프린트는 알파벳 B를 그래픽으로 교차되도록 만든 패턴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자넬 슈즈’를 꼽을 수 있다. 큼지막한 스퀘어 버클이 달린 이 신발은 1969년 빈티지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신발 뒤축을 접어 뮬처럼 신을 수도 있다.
2018년 봄·여름에 처음 출시한 뒤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갤럭시 라인’도 새로 내놨다. 커플 슈즈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유니섹스 스타일로 제작한 ‘가비니아 스니커즈’가 대표적인 갤럭시 라인 제품이다. 스웨이드 소재에 여러 색을 섞었고 BB 프린트도 넣었다. 가벼운 인솔(밑창)을 사용해 발리 신발 중 무게가 가장 가볍다. 디자인이 무난해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린다.복고풍 디자인을 적용한 ‘헨리카 스니커즈’는 3㎝ 두께의 고무 아웃솔(바닥창)을 적용해 착화감이 좋다. 이 신발에도 BB 프린트를 사용했다. 양쪽 옆면에는 발리의 시그니처인 스트라이프를 넣었다.
실용적인 가방도 주목
가방도 복고풍 제품을 여럿 선보였다. ‘델리아 멀티 토트백’은 캔버스 소재로 편하기 들기 좋다. 발리의 인기 가방들처럼 손으로 드는 토트백 손잡이를 달았다. 어깨에 멜 수 있는 숄더 스트랩도 포함돼 있다. 가방을 여닫는 부분에 스냅 버튼을 달았고 가방 전면에는 발리 로고를 넣었다.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가방도 출시됐다. ‘해리엇 멀티 숄더백’은 백팩과 숄더백, 크로스백 등 상황에 따라 다르게 연출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뱀가죽을 사용했다. 손잡이와 가방의 윗부분, 몸통을 각기 다른 색상과 패턴으로 제작한 게 특징이다.
발리를 상징하는 스트라이프는 올봄 신제품에도 적용됐다. ‘사디에 핸드백’은 면을 코팅한 캔버스 소재(코티드 자카드)를 써 무게도 가볍고 관리하기도 쉽다. 가방 윗부분엔 발리 로고를 새겼고 토트백, 크로스백 등으로 들 수 있다.
남성용 가방 ‘하이포인트’는 심플한 가죽을 사용했다. 가방 앞면엔 스트라이프 무늬와 발리 로고를 넣었다. 부드러운 미국산 그레인 가죽(여러 차례 무두질해 부드럽게 가공한 가죽)을 썼다. 내부는 방수가 가능하다. 수납공간이 넉넉해 짧은 출장용으로 쓰기도 좋다. 발리의 올 봄·여름 컬렉션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목동점 등 15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