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 마스크 못 구해"…중국인들 한국서 `싹쓸이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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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자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가격이 껑충 뛰었다. 공급량이 부족해 편의점에도 마스크가 동나기 일쑤다. 약국 출입문에는 `마스크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줄줄이 붙어 있다. 요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런 마스크 품귀 현상과 가격 폭등의 요인 중 하나로 중국인 관광객이나 이른바 `보따리상`의 대량 구매가 지목되고 있다.신종코로나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내에서 마스크 수요 대응이 불가능해지자, 한국 등 다른 나라에 있는 중국인들이 `싹쓸이` 쇼핑으로 물량을 확보해서 중국으로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약국·편의점 만성 품귀현상…온라인서는 며칠새 가격 치솟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대형 약국에는 마스크 판매만 전담하는 창구가 마련될 만큼 마스크 구매자들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이 약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KF94 등급 마스크 재고가 모두 동이 난 상태였다. 주요 고객은 중국인들이라고 한다. `마스크 한 장 2천500원, 1박스(25개입) 6만2천500원`이라고 영어로 적힌 안내판도 비치돼 있었다.
근처에 있는 다른 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성인용 KF94등급, KF99등급 마스크는 모두 팔렸고, 유아용 마스크나 성인용 KF80등급 마스크만 남아 있었다. 약국 직원은 "KF94등급 마스크를 팔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한다"며 "요샌 웃돈을 준다고 해도 재고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약국들은 일찌감치 물량이 동나 오후 들어서는 `마스크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채 영업하는 곳도 많았다.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마스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결제가 취소되고, 그 직후에 같은 물건이 더 높은 가격에 올라오는 상황이 발생해 고객들이 판매자 측에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는 유아용 마스크 15개짜리가 42만원에, 성인용 마스크 20개가 30만원에 올라왔다. 고객들은 "가격을 하루 만에 몇 배 올리는 거냐", "가격 뻥튀기를 해도 적당히 해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 등 항의가 빗발쳤다.
판매자들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제품 입고 자체가 힘들고, 생산공장이나 납품업자를 통해 소량을 겨우 입고하더라도 웃돈을 주고 구매해 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입고 가격 변동으로 판매가를 변경하게 됐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박스째` 마스크 사가는 중국인들…"중국 현지는 아예 못 구해 난리"
이같은 마스크 가격 급등은 중국인들의 대량 구매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를 찾은 관광객이든 `보따리상`이든 편의점이나 약국 등에서 마스크를 몇 박스씩 구입하는 이가 늘어난 탓에 급속한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1명이 400만∼500만원어치씩 사가기도 했다"며 "1박스에 900개 정도 들어 있는데 4∼5박스씩 사간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의 또 다른 약국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설 연휴에 마스크를 죄다 사가서 남은 게 없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명동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집단으로 마스크를 박스째 `싹쓸이 쇼핑`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놀랍다는 언급과 함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마스크를 모국의 지인들에게 부치려는 중국인도 많아 우체국도 북새통이다.
마포구의 한 우체국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중국에 마스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근래 들어 중국으로 가는 항공 소포가 평소보다 500% 늘었다는 공문도 봤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중국에 있는 지인이나 친인척들에게 마스크를 보내는 것"이라며 "한 사람이 많게는 3상자를 중국에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인들은 국내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자국에서 되팔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는 "한국산 마스크를 판다"며 국내에서 2천원대에 거래되는 마스크를 약 1만6천원대에 판매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찍어 올린 돈다발 사진을 두고 "요즘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이렇게 마스크를 되팔아 번 돈을 인증하는 것이 유행", "마스크 공장에 중국인들이 돈다발을 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중국인 때문에 마스크 가격이 뛰었다" 등 지적이 나왔다.
중국인들의 대량 구매에 따른 마스크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은 한국뿐만 아니라 호주, 대만,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만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지역 내 공장에서 하루 400만개 생산하는 마스크 전량을 지난달 31일부터 정부가 사들이는 방침을 내놨다. 일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도쿄의 한 약국이 1인당 1박스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이는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250명을 넘어선 중국에서 마스크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 탓이라고 중국인들은 전한다.
선양(瀋陽)에 사는 한 중국인도 "중국 각 지역에서 마스크를 아예 구할 수가 없어 난리"라며 "한국에서 300만개를 지원해준다고 했지만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아 세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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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런 마스크 품귀 현상과 가격 폭등의 요인 중 하나로 중국인 관광객이나 이른바 `보따리상`의 대량 구매가 지목되고 있다.신종코로나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내에서 마스크 수요 대응이 불가능해지자, 한국 등 다른 나라에 있는 중국인들이 `싹쓸이` 쇼핑으로 물량을 확보해서 중국으로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약국·편의점 만성 품귀현상…온라인서는 며칠새 가격 치솟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대형 약국에는 마스크 판매만 전담하는 창구가 마련될 만큼 마스크 구매자들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이 약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KF94 등급 마스크 재고가 모두 동이 난 상태였다. 주요 고객은 중국인들이라고 한다. `마스크 한 장 2천500원, 1박스(25개입) 6만2천500원`이라고 영어로 적힌 안내판도 비치돼 있었다.
근처에 있는 다른 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성인용 KF94등급, KF99등급 마스크는 모두 팔렸고, 유아용 마스크나 성인용 KF80등급 마스크만 남아 있었다. 약국 직원은 "KF94등급 마스크를 팔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한다"며 "요샌 웃돈을 준다고 해도 재고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약국들은 일찌감치 물량이 동나 오후 들어서는 `마스크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채 영업하는 곳도 많았다.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마스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결제가 취소되고, 그 직후에 같은 물건이 더 높은 가격에 올라오는 상황이 발생해 고객들이 판매자 측에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는 유아용 마스크 15개짜리가 42만원에, 성인용 마스크 20개가 30만원에 올라왔다. 고객들은 "가격을 하루 만에 몇 배 올리는 거냐", "가격 뻥튀기를 해도 적당히 해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 등 항의가 빗발쳤다.
판매자들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제품 입고 자체가 힘들고, 생산공장이나 납품업자를 통해 소량을 겨우 입고하더라도 웃돈을 주고 구매해 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입고 가격 변동으로 판매가를 변경하게 됐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박스째` 마스크 사가는 중국인들…"중국 현지는 아예 못 구해 난리"
이같은 마스크 가격 급등은 중국인들의 대량 구매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를 찾은 관광객이든 `보따리상`이든 편의점이나 약국 등에서 마스크를 몇 박스씩 구입하는 이가 늘어난 탓에 급속한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1명이 400만∼500만원어치씩 사가기도 했다"며 "1박스에 900개 정도 들어 있는데 4∼5박스씩 사간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의 또 다른 약국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설 연휴에 마스크를 죄다 사가서 남은 게 없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명동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집단으로 마스크를 박스째 `싹쓸이 쇼핑`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놀랍다는 언급과 함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마스크를 모국의 지인들에게 부치려는 중국인도 많아 우체국도 북새통이다.
마포구의 한 우체국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중국에 마스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근래 들어 중국으로 가는 항공 소포가 평소보다 500% 늘었다는 공문도 봤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중국에 있는 지인이나 친인척들에게 마스크를 보내는 것"이라며 "한 사람이 많게는 3상자를 중국에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인들은 국내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자국에서 되팔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는 "한국산 마스크를 판다"며 국내에서 2천원대에 거래되는 마스크를 약 1만6천원대에 판매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찍어 올린 돈다발 사진을 두고 "요즘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이렇게 마스크를 되팔아 번 돈을 인증하는 것이 유행", "마스크 공장에 중국인들이 돈다발을 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중국인 때문에 마스크 가격이 뛰었다" 등 지적이 나왔다.
중국인들의 대량 구매에 따른 마스크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은 한국뿐만 아니라 호주, 대만,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만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지역 내 공장에서 하루 400만개 생산하는 마스크 전량을 지난달 31일부터 정부가 사들이는 방침을 내놨다. 일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도쿄의 한 약국이 1인당 1박스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이는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250명을 넘어선 중국에서 마스크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 탓이라고 중국인들은 전한다.
선양(瀋陽)에 사는 한 중국인도 "중국 각 지역에서 마스크를 아예 구할 수가 없어 난리"라며 "한국에서 300만개를 지원해준다고 했지만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아 세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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