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vs나쁜 선례'…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7일 거취 결정[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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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실적 이사회서 논의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모든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지만 경영 공백 등을 감안해 재심 요청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성격상 모든 책임지고 물러날 수도"
"차기 회장직 도전자들 '물밑 작업' 시작"
3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손 회장의 거취는 오는 7일로 예정된 결산실적 이사회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은 우리금융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석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7인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 예금보험공사(최대주주) 측 비상임이사 1명,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중징계를 받은 금융권 최고경영진이 물러난 사례를 감안하면, 손 회장도 이번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히고 다음달 말 임기를 마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의 성품을 감안할 때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과 같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 명예 회복을 위해 재심을 요청하거나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손 회장은 지난달 31일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에 거취와 관련해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재심 요청과 법원 가처분신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의 사임 반대와 금감원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에 의해 금융사 최고경영자의 거취가 결정되는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손 회장이 물러날 경우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내부통제'를 앞세워 최고경영자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은행 노조도 지난달 31일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을 반대하는 공개 성명서를 내고 손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금감원이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한 채 법적 근거가 모호한 잣대로 중징계를 내렸다"면서 "금감원이 DLF 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보다 책임 회피성 제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궁지에 몰린 손 회장을 대신해 차기 우리금융 회장직에 도전하려는 이들의 물밑 작업도 시작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회장직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이 정치권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우리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손 회장의 거취 여부 등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우리금융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만원까지 하락하면서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윤진우/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