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국민 외출 자제령…마스크 사려면 증명서 발급받아야

홍콩, 국경 두 곳만 남기고 폐쇄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춘제(설) 연휴를 9일 또는 13일까지로 연장한 데 이어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3일 전 국민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8일까지 모든 국민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한 외출을 가급적 하지 말고 인구 밀집지역에도 가지 말라”고 권고했다.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톈진, 청두, 란저우, 뤄양 등 15개 도시는 대중교통 이용을 줄이기 위해 차량 5부제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베이징과 뤄양은 오는 9일까지, 나머지 도시는 이달 말까지 5부제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가급적 외출하지 말고,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자가용을 이용하라는 얘기다.

대중교통 이용객 증가에 대비해 위생 관리도 한층 강화했다. 주요 도시는 모든 택시 운전사와 디디추싱 등 차량 호출서비스 운전사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우한에 지은 훠선산(火神山) 병원은 이날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병원은 우한이 봉쇄된 지난달 23일 착공해 10일 만에 1000병상 규모로 완공됐다. 훠선산 병원엔 인민해방군에서 선발된 1400명의 의무 인력이 배치된다.마스크 수요가 폭증하자 구매 규제를 도입하는 곳도 늘고 있다. 푸젠성 샤먼에선 추첨 방식을 도입했다. 상하이에선 당국에 등록하고 구매 증명서를 받은 뒤에야 약국에 가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3일 중국 본토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밤 12시를 기해 본토와의 육·해상 국경 통과점을 두 곳만 남기고 모두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람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전만 경계선(국경) 해상통제지와 마카오~홍콩~주하이를 연결하는 강주아오대교 등 두 곳의 국경 통과점만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국제공항은 정상 운항한다.

람 장관은 이와 관련, 본토와의 국경 전면 폐쇄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닷새간 파업에 들어간 의료진의 압력에 굴복해 취한 조치는 아니라고 밝혔다.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