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홍준표 작심 비판…"밀양·창녕 말년 정치인 요양소 아냐"

출마 재고·험지 출마 권하던 조해진, 기자회견 열고 맹공
"정치 역정 마무리할 때 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홍준표 "수도권 험지 출마 시 당내 세력 내 낙선에 주력할 것"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당내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사진=연합뉴스

조해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서 당내 총선 경쟁을 펼치게 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조 전 의원은 그동안 홍 전 대표에게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하 밀양·창녕)' 출마 재고를 요청하고 '험지 출마'를 권하긴 했지만 작심하고 맹공을 쏟아부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전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자유우파, 애국보수가 똘똘뭉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선거"라면서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당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해 선공후사와 애국헌신의 보수가치를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홍 전 대표의 고향 출마는 이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라리 고향 말고는 당 간판으로 당선될 데가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고갈됐다, 옛날의 홍준표가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조 전 의원은 "홍 전 대표는 지역의 표를 모으는 축이 되기 위해 고향에 나온다고 했는데 홍 전 대표가 아니더라도 부울경은 이미 문재인 정권 심판의 불이 붙어 민심이 하나로 결집되고 있다"면서 "홍 전 대표가 나옴으로써 오히려 당이 분열되고 전선이 흐트러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PK 수비대장을 자처한 홍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지난 지방선거의 악몽을 돌아보기 바란다"면서 "막말과 기행으로 표를 떨어뜨리는 당 대표의 지원연설을 피해 후보들이 도망다니는 듣도 보도 못한 코미디 같은 장면, 그 굴욕적인 기억을 홍 전 대표는 벌써 잊었나"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 전 의원은 또 "밀양·창녕은 열정이 식은 말년 정치인이 노후를 보내는 정치요양소가 아니다"라며 "이름 석 자 걸고 명분 있게 싸울 열정과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다면, 홍 전 대표가 할 일은 이제 정치 역정을 마무리할 때가 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이라고 첨언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3일 주소지를 경남 밀양으로 옮기고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 채비를 갖췄다. /사진=연합뉴스

홍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서 경남 밀양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밀양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 채비를 갖췄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향 출마의 당위성을 재차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내가 고향 출마를 하는 것을 종편 방송의 삼류평론가들과 사이비 유튜버들이 비난하고 있다"면서 "지난 탄핵 대선과 위장평화 지선을 거치면서 당의 일부 못된 세력들이 선거를 돕기는 커녕 방관하거나 오히려 방해만 하는 것을 똑똑히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수도권 험지에 출마한다면 그들이 본인을 제거하기 위해 낙선시키는데만 주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전 대표는 "그래서 최악의 경우 당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내 힘만으로 돌파가 가능한 고향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당이 선거 전략상 나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부울경 40석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시켰다.

홍 전 대표는 또 "그 반대라면 나는 내 고향 지역구에서만 자력으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 어차피 총선 후에 야권 대개편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그때 야권 대통합의 중심에서 활동할 생각"이라면서 "그게 내가 고향에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