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미국 중앙은행(Fed)은 투자자들이 직면한 큰 불확실성을 하나 제거했다. Fed는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 이후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앞으로 수개월 사이에 어떤 큰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미도 없다. 지난해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에 공표된 금리 전망에서 당국자들은 2020년 말까지 현행 금리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저스틴 라하르트 < WSJ 칼럼니스트 >
하지만 Fed의 자세는 다소 납득이 가지 않는 측면이 많다. 지난해 단행한 금리 인하의 의도는 무역 마찰과 성장 둔화로 인해 세계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을 막는 데 있었다. 리스크가 줄어든 지금 왜 그런 조치를 축소하지 않는지 궁금하다.인플레 목표 위해 저금리 유지
Fed가 다른 걱정거리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 2%를 지속적으로 밑도는 건 위험하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일반인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게 해 2%로 복원시키는 걸 더욱 어렵게 한다. 일본이 빠진 것과 같은 저인플레와 저금리 구조에 경제를 노출시키는 꼴이다.
Fed는 올해 상반기에 내놓을 인플레 목표 전략에 대한 검토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당국자의 말을 빌려보면 다음 금리 인상을 하기 전에 잠시 2%를 웃도는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금리 수준이 미래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 컨설턴트인 조지프 카슨 씨는 Fed가 장래의 금리 수준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투자자에게 전달해 이들이 더 많은 리스크를 받아들이기 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뿐만이 아니다. Fed는 작년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한 뒤 원래대로 되돌리려고 하지 않아 Fed가 자산시장의 과열보다 하락을 더 의식하고 있다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줬다.
Fed가 투자자들의 앞을 가로막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주식시장이 최근 몇 개월 동안 상승한 요인일지도 모른다. 주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급격히 높아졌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주식들의 현재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8.6배로 정보기술(IT) 거품기를 제외하면 과거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자산버블, 경기침체 부를 수도2000년의 IT 거품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두 차례 경기침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음에도, Fed가 지난번 자산 가격 상승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음에도, 주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Fed는 현재의 금리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Fed의 움직임은 너무 우려스럽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뒤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경제학계에선 아직 금융시장 과열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거시경제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Fed는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목표의 2%를 웃돌 때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자세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투자자로서는 상당 기간 긴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청신호가 된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파티가 될 수는 있지만 한동안 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저스틴 라하르트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가 ‘The Fed Won’t Take AwayMarkets’ Punch Bowl’이라는 제목으로 쓴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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