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상 짓는 명동상인들…"매출 10분의 1로 줄어"

정부, 내수·수출 '투트랙' 지원
무역금융 4000억원 투입
< 명동 의류매장 찾은 洪부총리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서울 명동 의류 매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에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발길도 뚝 끊겼어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명동 상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출이 급감했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영국 패션잡화 브랜드 캐스키드슨 명동성당점 직원 김수정 씨(41)는 “매출이 평상시의 10분의 1로 줄었다”며 “손님이 아예 전멸 상태”라고 토로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유네스코점을 운영하는 권요셉 씨(48) 역시 “우한 폐렴 사태 이후 명동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다”며 “그나마 마스크 세트와 손 소독제는 외국인, 내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이 찾는데 주 52시간 근로제 때문에 물건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만들어 여파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홍 부총리는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3~4개월 경기가 회복되고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경제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시 회복됐던 국내 경기가 우한 폐렴에 따른 생산 차질과 소비 부진으로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서는 ‘더블딥’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우한 폐렴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내수와 수출 등 ‘투 트랙’으로 나눠 지원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관광과 해운·항공, 제조업, 중소기업, 농어업 등이 내수 위축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광범위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 관련 대책에 들어가는 예산은 올해 편성된 208억원 규모의 방역 예산과 목적예비비(2조원)에서 지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업종 기업에 대해서는 “기재부가 이달 발표할 예정인 수출 지원 대책에 우한 폐렴 관련 대책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책과 별개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정부는 대중(對中) 수출 기업에 4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단기 수출보험 보험료를 30~35% 할인해주고 보험금 지급 기간을 2개월에서 1개월로 앞당기는 방식이다.

성수영/구은서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