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폴 시냐크 '항구의 집들, 생트로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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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프랑스 파리에서 남쪽으로 약 877㎞ 떨어진 생트로페는 세계 85개국에서 연간 6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지중해 연안의 작은 항구 마을이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를 비롯해 브래드 피트, 앤젤리나 졸리, 디자이너 코코 샤넬 등 유명인의 휴양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점묘화의 대가 폴 시냐크(1863~1935)는 1892년 지중해 여행 중 이곳의 매력에 반했다. 시냐크는 당장 작업실을 이곳에 정한 뒤 작품 활동에 들어갔고,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그의 1892년 작 ‘항구의 집들, 생트로페’는 편집증에 가까운 점묘법으로 그린 신인상주의 화풍의 대표작이다. 팔레트에서 섞지 않은 순색을 사용해 생트로페 해변의 예쁜 집과 나룻배, 교회를 점묘 기법으로 형상화했다. 태양빛을 분해하고 사물들을 수많은 색 점으로 인식해 화폭에 재조합했다. 수면에 떠 있는 작은 배들의 그림자는 여러 개의 터치로 나눴다. 검은색과 노란색의 보색 대비가 돋보인다. 바다 위에서 율동하는 듯한 수많은 점은 마치 사람들이 조화롭게 춤을 추는 모습을 하늘에서 카메라로 찍은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그림은 2016년 미국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1067만달러(약 127억원)에 낙찰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