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영국과 무역협상 한계선 제시…"공정경쟁 기준 따라야"

"사회, 기후, 세금, 보조금 등 EU 높은 기준 유지 중요…어업 분야서 의견충돌 가능성"
유럽연합(EU)은 3일(현지시간) 향후 영국과 벌일 무역 협상과 관련, 영국이 공정 경쟁을 보장할 수 있는 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관세, 무쿼터 협정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진행될 EU와 영국 간 미래관계 협상에 대한 EU 측 입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1일 브렉시트가 이뤄짐에 따라 양측은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에 무역을 비롯해 경제 협력, 안보, 외교정책, 교통 등을 망라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앞서 양측은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브렉시트와 완전한 탈퇴 사이에 과도기를 두기로 하고 이렇게 전환기간을 설정했다.이에 따라 브렉시트 후에도 이 기간 영국은 계속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되며, 예산 분담을 포함해 EU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브렉시트 협상에 이어 미래관계 협상도 이끌게 되는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우리는 이 협력관계의 중심축으로 매우 야심 찬 무역 협상을 제안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러나 EU는 "불공평한 경쟁우위"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장기적으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약속에 합의해야 한다"면서 "이는 사회, 환경, 기후, 세금, 보조금에 대한 우리의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그는 "우리의 자유무역협정은 어업에 대한 합의를 포함해야 한다"면서 이 합의는 시장과 영해에 대한 지속적인 상호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양측이 심각한 의견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첫번째 쟁점 분야로 어업을 꼽았다.

영국 어업인들은 자국 영해에서 EU 측의 조업을 금지하기를 바라면서도 EU가 계속해서 자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바르니에 수석대표는 또 양측 모두 올해 말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노딜'이 발생하는 상황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는 이날 EU 회원국 정상의 회의체인 EU 정상회의에 영국과의 미래관계 협상 개시를 권고, 양측이 공식적인 협상에 들어가기 위한 첫 단계를 시작했다.

양측의 무역 협상은 3월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