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첫 사망자 나왔는데…캐리 람 "공무원 마스크 금지"

홍콩 SCMP "정작 본인은 마스크 쓴 모습 목격돼" 지적
4일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사망한 가운데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공무원들에 대해 '마스크 금지령'을 내렸다.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치솟고 있으며, 홍콩 정부는 이에 모범을 보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우리는 의료진을 위해 마스크 재고를 비축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서의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쓸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은 몸이 불편하거나, 민원인과 직접 만나는 일을 하거나, 인원이 밀집된 지역에서 일하는 경우 등 3가지이다.람 장관은 지난주 기자회견에 마스크를 쓴 채 등장했으나, 전날에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공무원들에게 마스크를 쓸 수 없다고 말했고, 쓰고 있다면 벗으라고 했다"며 "만약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다면 마스크 공급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도 이러한 지침을 채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권했다.하지만 정작 람 장관 본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오기 전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SCMP는 전했다.

이날 홍콩에서는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프린세스마가렛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39세 남성이 사망했다.

이는 홍콩에서 발생한 첫 신종코로나 사망자이다.람 장관은 중국 중앙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중국과의 접경 지역 봉쇄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전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선전만 검문소와 홍콩,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 등 2곳을 제외하고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모든 검문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공공의료 노조는 중국과의 접경을 전면적으로 봉쇄할 것을 주장하면서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람 장관은 "시민들의 건강보다 정치를 앞세우지는 않는다"며 "정부는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상황 변화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자신이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는 세간의 소문을 부인하고 "나는 건강하며, 신종코로나와의 싸움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