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프란츠 폰 주페, 오페레타 '보카치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흔히 ‘십일야화’로 번역되는 14세기 이탈리아 작가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단테의 《신곡》 다음으로 꼽는 중세의 대표 문학이다. 피렌체를 강타한 페스트를 피해 교외에 은거한 10명의 신사 숙녀가 각자 하루 한 편씩 열흘간 들려주는 100편의 이야기를 담은 형식이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1819~1895)의 오페레타 ‘보카치오’(1879)는 인간의 애욕이 넘쳐나는 글로 피렌체 시민들의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받고 있는 보카치오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쟁취한다는 이야기다. 뛰어난 오페레타로 평가받으면서도 전막 공연 기회는 거의 없지만 유쾌한 서곡만큼은 꽤 알려져 있다.중세에 페스트는 치사율 높은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보카치오는 이를 슬기롭게 피하고 풍요로운 이야기를 남긴 사람들을 그려냈다. 게다가 자신은 훗날 오페레타의 주인공이 됐다. 당면 과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잘 극복하는 것은 물론이요, 후대에 도움이 될 다양한 결과물을 남겼으면 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