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대책 마련 나선 지자체

부산시, 방역 장비 긴급 도입
울산시, 완성차 협력사 상황 점검
경남도, 기업애로 신고센터 운영
김경수 경남지사(가운데)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경상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을 찾았다. 경상남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부산, 울산, 경상남도, 경상북도 등 영남지역 제조업과 관광업 등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 부품을 수급하는 기업들은 물량 공급이 중단돼 발을 구르고 있고, 문화·예술 등 각종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제관광도시’ 도약을 준비하는 부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최대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해 2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7만2625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에만 최대 8만 명 정도가 줄어드는 셈이다.마이스(MICE)업계의 타격도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생 이후 2~4월 벡스코에서 개최할 행사 중 8건(참석 예정 인원 5050명)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올해 재개할 예정이던 중국발 크루즈선의 부산항 기항(12만 명 예상)도 잠정 중단됐다. 중국 관련 물동량이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산항은 물동량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부산시는 비상대응 체제를 방역뿐 아니라 지역경제 피해 최소화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특별교부금과 재난관리기금을 신속히 투입해 열감지기, 이동형 방사선 촬영기, 살균·소독장비 등 방역 장비를 도입하고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해지면 대규모 행사와 축제도 연기하거나 취소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생산라인 전면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울산시는 방역 강화와 함께 협력업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울산공장은 중국의 춘제 연휴를 고려해 열흘치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5개 공장별로 2~3일치 재고만 남은 상태다. 2000여 개 협력사도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울산시는 지난 3일부터 터미널과 공항 등에 일제히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송철호 시장 주재로 기관별 대책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 공유와 지역 관광 및 경제 동향 등을 논의했다.

자동차 관련 제조업이 밀집한 대구와 창원도 중국 진출 기업의 피해는 물론 행사와 축제·공연 취소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 진출한 대구 자동차부품사인 S사는 중국 주재원 10여 명이 모두 철수했다. 장쑤성에 공장 두 곳을 운영 중인 창원의 한 중소기업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오는 9일까지 직원 출근 금지 조치를 받아 생산을 멈췄다.

경상남도는 4일 중국 수출기업 5곳과 함께 수출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중국 수출이 지역 내 전체 수출액의 11.6%를 차지하는 만큼 경제 관련 기관과 합동회의를 개최해 상황을 점검하고 기업 애로해소 통합신고센터와 경제상황 대응반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대구=오경묵/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