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V60, 국내엔 G9…이연모 '투트랙 전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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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폰 새 수장의 승부수LG전자가 올해 주력 스마트폰 제품인 V 시리즈의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V 시리즈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MWC서 신제품 2종 공개
'5G 태동' 글로벌 시장 잡으려
전용폰인 V60으로 공략 계획
G9는 듀얼스크린 적용 예정
적자 탈출 성공할지 관심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해외에선 V 시리즈로,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매스 프리미엄급’ 제품인 G 시리즈로 승부하는 파격적인 ‘투 트랙’ 전략을 세웠다.새 전략은 지난해 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새 수장이 된 이연모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이 주도했다. 이 같은 전략이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회생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국내 V60 출시 안 한다
LG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하지만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선 세계 5위를 기록했다. 5G 전용으로 내놓는 V 시리즈로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근거다.국내 5G 스마트폰 시장은 초기 단계를 넘어섰지만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태동한다. 국내 시장에선 보조금 경쟁이 잦아들었지만 해외에선 5G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 지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통신사가 보조금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비싼 5G 스마트폰에 대한 가격 부담이 낮아진다.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G 시리즈로 공략할 계획이다. 보급형 5G 시장이 열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연간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매스 프리미엄과 보급형 5G 제품 등 다양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누적 적자 탓에 마케팅 비용을 아껴야 하는 LG전자가 실리적인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사장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부사장은 사내에서 ‘실리주의자’로 통한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결단력과 계급장을 뗀 소통 방식 등 때문이다. 회의에서 그의 의견을 정면 반박한 선임급(대리~과장) 직원에게 “책임은 내가 질 테니 한번 밀어붙여 보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G9도 5G·듀얼스크린 적용할 듯
LG전자는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LG V60 씽큐’와 ‘LG G9 씽큐’를 공개한다. 두 제품은 이 부사장이 MC사업부 사령탑에 오른 뒤 내놓는 첫 신제품이다.
듀얼스크린 개선에 초점을 뒀던 이전 제품(V50S)에 비해 V60은 스마트폰 본체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개수와 색상 종류도 늘렸다. 작년엔 검은색 제품만 출시했다.국내에 출시하는 G9은 5G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작년부터 V 시리즈는 5G, G 시리즈는 4세대 이동통신(LTE) 모델로 내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G9만 출시하기 때문에 국내 5G 시장 확보를 위해 기존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 시리즈에만 적용했던 듀얼스크린은 G9에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듀얼스크린이란 새로운 폼팩터(제품의 형태)를 주도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MC사업부 내부에선 작년 말 재고비용을 털어냈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은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가 경쟁력을 위해 중저가 라인에 확대 도입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