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코커스보다 발표 시점 늦어져…선거캠프·지지자 '발동동' 민주당 "해킹 아니다" 해명…트럼프 진영선 음모론 제기하기도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 경선을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개표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아이오와주 1천678곳의 기초 선거구에서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한 시점은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다.
코커스 절차에 한 시간가량 걸리고 이후 곧바로 개표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후 9시께부터는 개표 상황이 조금씩 전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례로 2016년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 때는 오후 9시10분께 초반 개표 상황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코커스는 4일 오전 0시 현재 한 곳의 선거 결과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언론사들도 코커스가 시작되기 전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구조사 역시 발표하지 않아 밤늦도록 경선 결과를 전혀 알 수 없는 '깜깜이' 상황이 이어졌다.
결과 발표가 늦어지자 지역별로 모여 애타게 결과를 기다리던 코커스 참석자 사이에 경선 결과에 큰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며 의구심과 술렁거림이 일기 시작했다. 대선 주자들의 캠프도 당에 상황을 문의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당에 문의했지만 똑 부러진 답을 얻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보다 못한 대선 주자들은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찾아와 결과를 모른 채 연설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후 11시 30분께에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세 가지 유형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며 집계 과정에서 공표 대상 항목 간 수치가 맞지 않아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코커스를 ▲ 1순위 투표 결과 ▲ 1순위와 2순위 투표 합산 결과 ▲ 후보별 할당 대의원 수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발표하기로 했는데, 이 세 항목의 수치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1순위 투표에서 15%의 득표율을 올리지 못한 후보를 지지한 당원의 경우 15%를 넘은 다른 후보를 2순위로 지지하도록 한 뒤 이 결과까지 합산해 득표율을 산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민주당은 "(결과 집계에 필요한) 앱은 다운되지 않았고 해킹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며 "자료와 서류는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고, 단지 결과를 추가로 보고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CNN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서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에게 불리하게 할 목적으로 결과 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음모론적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와 지지자 단체 등이 트윗을 올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민주당이 샌더스 의원의 기회를 해치기 위해 결과 발표를 보류하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