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부티지지 "내가 승리" 워런 "접전"…'혼란의 아이오와'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경선)의 개표가 하루 넘게 지연되자 일부 선두권 후보들이 저마다 '승리'를 주장하고 나서며 가뜩이나 혼란한 아이오와 경선 결과를 더욱 혼란에 빠뜨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측은 4일 새벽 2시께 40% 가까운 선거구 투표 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샌더스가 29%,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26%,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8%,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11%를 얻었다고 밝혔다. 샌더스가 1등이고 최대 경쟁자였던 바이든은 4등이란 메시지였다. 부티지지 측은 이날 오전 7시 기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77%의 선거구 투표 결과를 자체 집계 결과, 부티지지가 25% 득표율을 기록해 예상치를 초과했다며 '선거 승리'를 주장했다.

기존 아이오와주 여론조사는 '샌더스 1위, 바이든 2위' 구도였다. 부티지지 캠프측 말대로라면 부티지지가 충분히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부티지지 본인도 전날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모든 결과를 아는 건 아니라면서도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자신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워런은 이날 뉴햄프셔주로 이동한 뒤 아이오와주 경선 결과에 대해 "누가 이겼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워런 캠프측은 "워런과 샌더스, 부티지지가 매우 근접한 레이스를 펼쳤다"며 "바이든은 멀찍이 떨어진 4위였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캠프측은 이날 오전 7시40분께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가 없다"며 부분적인 데이터로 전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다른 캠프측의 순위·수치 공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간잠에 우리가 낸 결과에 대해 매우 기분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투표 결과가 제 때 나오지 못한데다 혼란마저 가중되면서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정권 탈환 분위기를 고조시키려던 민주당의 계획은 초반부터 어그러졌다. 오히려 '당내 경선하나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망신만 당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조롱했다. 그는 이날 트윗에서 "민주당 코커스는 완전한 재앙"이라며 "그들이 이 나라를 이끌었을 때처럼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웃었다.
그러면서 "간밤에 큰 승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트럼프"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97%의 압도적 득표율로 투표 시작 25분만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디모인(아이오와)=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