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예식장, 부대시설 이용강요…계약해제때 계약금 환급거부도

한국소비자원, 서울·6대 광역시 예식장 200곳 조사
일부 결혼식장들이 부대시설 이용을 강요하거나 계약 해제 때 계약금 환급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10월 미스터리 쇼핑(고객을 가장해 시설이나 서비스 등을 평가) 방식으로 서울과 6대 광역시 예식장 200곳의 거래조건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6%인 92곳에서 예식장을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부대시설이나 서비스 이용을 요구했다.

이들 예식장은 모두 의무적으로 피로연 식당을 이용하도록 했다.

폐백실(42곳, 31.6%), 꽃장식(24곳, 18.0%), 폐백의상(22곳, 16.5%) 이용을 강요하는 곳도 있었다. 조사 대상 예식장 중 표준약관에 따라 사무실 내 보기 쉬운 곳에 약관과 이용요금을 안내한 곳은 단 1곳 뿐이었다.

계약해제시 계약금 환급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따르는 곳도 47곳(23.5%)에 그쳤다.

이와 별도로 서울과 6대 광역시 예식장 439곳의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서비스 이용 가격 등을 상품별 세부 가격을 표시한 곳은 35곳(8.0%), 계약 해제와 관련된 위약금 정보를 게시한 곳은 3곳(0.7%)에 불과해 직접 예식장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중요한 정보를 얻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예식장 관련 피해구제 신청 623건 중 '계약해제시 계약금 환급을 거부·지연'한 사례가 261건(4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과도한 위약금 청구'가 184건(29.5%), 예식사진을 주지 않는 등 '계약불이행(불완전 이행 포함)'이 103건(16.5%)이었다.
계약시점과 위약금이 파악되는 405건을 분석한 결과 90.9%인 368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권고보다 더 많은 위약금을 소비자에게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예식장소는 주로 전문 예식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만족도는 종교시설 이용 때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최근 2년간 서울 및 6대 광역시 예식장을 이용한 998명(결혼당사자 798명과 혼주 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결혼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 예식장을 이용했다는 응답이 50.9%(50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돌잔치나 각종 연회 등도 하는 일반 예식장이 25.3%(252명), 호텔 예식장 14.6%(146명) 순이었다.

결혼당사자 만족도는 종교시설이 5점 만점에 3.68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소규모 하객만 초청해 진행하는 하우스 웨딩(3.59점), 공공기관(3.52점) 순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소비자들에게 예식장 이용시 계약서에 예식시간과 식사메뉴, 지불보증인원 등 주요 계약 내용과 구두 설명 내용 중 중요한 사항을 반드시 적어 분쟁 발생에 대비할 것을 당부하고, 업계에는 중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등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