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체제 위기' 시진핑 "신종 코로나 대응 부족" 인정…간부 줄줄이 색출

"통치 체계 시험대 될 것" 엄중함 강조
"현장 리더십 안 보인다" 국내외 비판

미 CNN "중국 분노 곧 시진핑으로 향할 것"
신종 코로나 확산 못 막은 간부 줄줄이 문책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등 중국 지도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대응 부족을 인정하고 이번 사태 수습이 국가 통치 체제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을 논의하면서 이런 입장을 발표했다.이는 사실상 시진핑 지도부가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인정한 첫 번째 의사 표명이다.

정치국 상무위는 이날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중국의 국가 통치 체계와 능력에 대한 큰 시험이므로 우리는 반드시 경험을 정리하고 교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당 중앙은 이를 매우 중시하고 인민의 생명 안전과 건강을 제일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방역은 전국 차원에서 통합 관리를 해야 하며 중앙의 지휘에 철저히 복종해야 한다"고 말했다.국내외적으로 시 주석의 '현장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시 주석은 지난달 수도 베이징에서의 첫 사망 사례를 포함해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자 본인 대신 '2인자'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우한에 급파해 현장 지휘를 맡겼다.

이후에도 현재까지 우한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는 리커창 총리뿐이다.미 CNN은 "현재 중국인들의 분노는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의 저우셴왕 시장으로 향해있지만, 그 화살은 곧 시진핑으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도 "시 주석이 2012년 집권 후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이 우한의 신종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건설한 훠선산(火神山) 병원이 착공 열흘만인 2일 공사를 마친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 주석은 이 같은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를 제때 막지 못한 중국 관리들에 대해 신속한 문책을 이어나가고 있다.우한에 인접한 황강(黃岡)의 당원 간부 337명은 전염병 방제 관련 직무 유기로 처분받았고 이 가운데 6명은 곧바로 면직됐다. 후베이 인근 후난(湖南)성에서도 관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태만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됐다.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5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4324명, 사망자는 490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3887명, 사망자는 65명이 각각 증가했다.일일 사망자 수가 이틀 연속 6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0일 위건위가 공식으로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