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안정적인 바이러스"…WHO, 지나친 우려 경계나서

"모든 국가들 여행·교역 제한 부과 안돼"
"제한 조치 공공 보건 혜택 적어"
"세계적 연대 중요…두려워 할 이유 없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고 나섰다. 확진 사례의 99%가 중국에서 나와 세계적인 대유행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WHO에 따르면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관련 브리핑에서 회원국들에 여행·교역 제한 자제와 정보 공유, 민관 협력을 통한 신속한 백신 개발 등을 거듭 촉구했다.게브레예수스 총장은 "99%의 사례가 중국 안에서 발생했고 사망자 97%가 발원지인 후베이성에서 나왔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여전히 중국에 대해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비상 사태"라고 말했다.

WHO 기준 이날 오후까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는 2만 471건으로 사망자는 425명이다. 중국 밖에서는 24개국에서 17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필리핀에서 한 명이 사망했다.

그는 "모든 국가들에 국제보건규정(IHR)에 부합하지 않는 여행·교역의 제한을 부과해선 안 된다는 요청을 반복한다"며 "이런 제한은 두려움과 오명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낼 뿐 공공 보건 혜택은 적다"고 밝혔다.이어 "현재까지 22개국이 이 같은 제한을 WHO에 보고했다"면서 "해당 조치가 취해진 곳들은 재고를 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나머지 세계에선 176건의 사례 뿐"이라며 "나머지 세계의 사례가 176건이라는 것은 매우 적은 수치이기 때문에 공황에 빠지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회원국들이 WHO와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해 주길 촉구한다"며 "전 세계적 연대를 통해서만 이 발발 사태를 물리칠 수 있다. 그 시작은 전 세계적 감시를 위한 집단적 참여"라고 강조했다.게브레예수스 총장의 발언은 WHO의 공통된 인식이라는 평가다. AFP,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위험 대응국 국장은 "아직 전 세계적 대유행병(pandemic)은 아니다"며 "현재 이 병은 동시다발적(multiple foci)으로 발생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대유행병 가능성을 준비 중이라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이언드 국장은 또 현재까지 19개 국가가 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제한 조처를 공식적으로 통보해왔으며, 이에 대해 WHO는 각국에 해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 변종(mutation)을 많이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WHO는 중국에서 자국민을 탈출하는 국가들이 이 같은 정책을 재조정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은 도전적이라면서 "그것이 쉽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