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평가 상위 20%도 '컷오프' 대상 포함

원혜영 "단수 공천 신청 지역 등
전체 의원 적합도 조사하겠다"
의원들 "왜 방침 바꿨나" 반발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왼쪽)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이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광온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나홀로 공천’ 신청으로 무(無)경선 출마가 유력했던 지역에서도 공천 적합도 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의원 평가 점수와 상관없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컷오프’(공천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현역 물갈이’ 대상자가 대폭 늘 것이란 전망이어서 당내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원혜영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역 의원이 단수 공천 신청한 지역도 후보 적합도 조사를 해서 전략공천을 검토하거나 추가 공모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의원 평가 하위 20%뿐 아니라 상위 20% 등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지역구 적합도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원 위원장은 “과거 19대, 20대엔 하지 않았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의 경쟁력 평가 기준으로 당 지지율을 참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수도권에서 40% 정도의 당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후보 지지율이 이보다 일정 수준 낮으면 교체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 간 격차를 어느 정도로 볼지에 대해선 추후 판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하위 20%에 대한 물갈이 방식을 마련 중이다. 이들의 물갈이는 ‘투 트랙’으로 될 전망이다. 현역 의원이 지역구에 단수 신청을 했더라도 하위 20% 안에 속해 있으면 영입 인재를 전략 배치해 경선을 치르도록 할 예정이다. 전략 공천 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하위 20% 의원들의 출마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하위 20%의 물갈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경선 과정에서 특단의 전략을 쓸 것”이라며 “물갈이 대상자로 당이 한 번 정하면 교체될 확률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하위 20% 명단이 사실상 공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모든 현역 의원에게 경선 기회를 주겠다던 방침과 다르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최운열 의원을 임명했다. 합리적인 성향으로 계파색이 옅은 최 의원이 당내 잡음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앙당선관위원장은 총선 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을 관리한다. 최 위원장은 “불공정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장 객관적인 기준으로 경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