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종로 빅매치' 불발 가능성에 "제 할일도 바쁘다"

"온실 같은 행정부 있다가 여의도 다시 나오니 바람도 쌀쌀"
후원회장에 '영남권 시민사회 원로' 김사열 경북대 교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5일 서울 종로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의 총선 빅매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데 대해 "제 할 일도 바쁘다"라며 "거기까지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로에 황 대표가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가 안 나온다고 하고 다른 분이 거론된다'며 견해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기간이 굉장히 짧아 종로 공부를 서둘러야 한다.

신종코로나 사태로 인한 제약의 범위 안에서 급한 일부터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벅차다"라고 설명했다.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가 종로 이외의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는 가운데 '빅매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종로 선거운동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예전부터 문제 중심, 일 중심의 선거운동을 선호한다"며 당분간 종로 현안을 파악할 수 있는 현장 행보와 업종별·직능별 간담회 같은 형식의 선거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교총 방문은 7대 종단 지도자 예방의 일환으로 이뤄졌다.김 목사가 "국민의 기대가 크니까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네자 이 전 총리는 "정치 영역이 국민 통합, 경제, 국제관계에서 국민이 가진 일말의 불안감에 대한 답을 드리고 내일에 대한 걱정을 없애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국회에서 일하다 도지사·총리로 일한 게 6년쯤 된다.

역시 행정은 온실 같은 곳이다.다시 나오니까 바람도 쌀쌀하다"며 "(밖에 나오니) 문제는 행정부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거칠게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통합의 문제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고, 김 목사는 "어쨌든 시민들이 광장에 안 나올 수 있도록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김 목사가 "국제적·경제적 재앙이 되지 않도록 여당에서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하자, 이 전 총리는 "머지않은 시기에 안정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 전 총리는 "이번 일이 조금 잡히면 제가 좀 정부에 제안할 것도 있다"며 "국제적으로, 산업적으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정세균 총리도 화제로 등장했다.

김 목사가 먼저 "좋은 분이 총리가 됐다"고 언급하자 이 전 총리는 "제가 교체되는 것이 확실해졌을 때 문재인 대통령께 '정세균 의원은 현직 정치인 중 최상의 카드다.

제가 아는 한 가장 잘 다듬어지신 인간이다'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김사열 경북대 생명공학부 교수를 위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측은 김 교수에 대해 "영남권에서 존경받는 시민사회 원로"라며 "곧 후원회 결성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과거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나 정대철 전 의원 등을 후원회장으로 위촉한 바 있다.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전 총리는 영남에 비해 인구 수가 적은 호남 출신인 점이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지역적 보완을 위해 후원회장으로 영남권 인사를 위촉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