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국 후베이성서 자국민 등 144명 대피시켜(종합)

우랄산맥 인근 도시 튜멘 도착…"인근 격리시설에 2주간 수용"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 자국민과 옛 소련권 국가 주민 144명을 대피시켰다. 5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인과 옛 소련권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 국민 80명을 태운 러시아 공군 소속 수송기가 이날 오전 우랄산맥 인근 도시 튜멘의 로쉬노공항에 도착했다.

일류신(IL)-76MD 수송기에는 1차로 후베이성을 떠난 러시아인 78명, 아르메니아인 1명, 타지키스탄인 1명 등이 탑승했다.

뒤이어 2차로 우한에서 출발한 러시아인과 옛 소련권 국가 국민 64명을 태운 공군 수송기가 이날 오후 튜멘 로쉬노 공항에 착륙했다. 두번째 수송기로는 러시아인 50명과 CIS 국가 국민 14명이 도착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은 채 기내에서 입국 절차를 밟았으며 세관원과 국경수비대 직원이 비행기에 올라 수속을 진행했다.

수송기도 검역 지역으로 이동해 위생 처리를 받았다.
러시아 국방부 의료진은 귀국한 사람들 가운데 감염자는 없으며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대피한 144명은 튜멘시에서 30km 떨어진 격리시설에 2주간 수용될 예정이다.

격리시설에는 수용자들을 위한 모든 편의시설과 바이러스 확산 방지 설비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수도 모스크바와 튜멘시에서 파견된 의료진이 근무한다고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이 전했다. 앞서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우한 공항에 파견 나간 직원들이 자국민들을 성공적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후베이성 내 10여개 도시에 체류하던 자국민들을 우한 공항까지 수송하기 위해 여러 대의 전세 버스를 임차해 최대 400~500km 떨어진 곳까지 가서 교민들을 운송해 왔다고 소개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후베이성에는 러시아인 341명이 체류해 왔으며 그 가운데 183명과 연락이 됐고 이들 가운데 서둘러 현지를 떠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앞서 아직 중국에 체류하는 모든 러시아인을 대피시킬 계획은 없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중국 내 지역들로부터 러시아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군용기들을 보내라고 자국 공군에 지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뒤이어 5대의 군용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대피시킬 계획이라면서 각 군용기에는 군 의료진과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탑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