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대안신당, 통합에 사실상 합의…이르면 이번주 선언(종합)

늦어도 내주 통합 전망…평화당도 긍정적, '호남 3당통합' 논의 속도
'사면초가' 손학규의 승부수…'보조금 86억' 사수 시한은 '2월 15일'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이 5일 통합에 사실상 합의하고, 이르면 이번 주 내 통합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정당에 국고보조금이 지급되는 시점인 오는 15일이 통합의 '데드라인'으로,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통합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평화당도 이들 정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4·15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둔 옛 국민의당 계열 정당들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형국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며 "제3지대 중도통합이 긴밀히 협의 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안에 (통합을) 발표하나'라는 질문에 "가능하면 그것도 생각하고 있다.

상당히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3당 통합이라는 정치적 선언이 우선돼야 한다"며 "다음 주쯤, 2월 중순에 통합 선언이 이뤄지고 큰 틀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학규, 주요 당직자 교체 "제3지대 통합 끝나면 대표직 내려놓을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양당은 큰 틀에서 통합에 합의한 가운데 이르면 6일 통합을 공식 선언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합당을 위한 바른미래당의 당헌·당규 개정 작업 및 대안신당의 의원총회 등 실무 정지작업이 남은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조율 중으로 전해졌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지난달 30일 "지리멸렬한 야권을 하나로 묶는 노력이 절실하다. 분열 상황을 끝내고 통합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바른미래당 및 대안신당과의 통합 논의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르면 이번 주 내 3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합당 담판을 지은 후 함께 '정치적 선언'을 하고, 늦어도 다음 주에는 물리적인 통합 절차를 완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손 대표는 당초 이들 정당과의 통합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속 의원들의 탈당이 잇따르며 거센 퇴진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통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텃밭'인 호남에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흩어진 세력을 다시 모아야 할 필요성에 3당이 공감대를 이룬 모습이다.

이들 정당이 통합 언급에 박차를 가한 배경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오는 15일이 각 정당에 국고보조금이 지급되는 시점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소속 의원들의 '탈당 러시'를 막지 못한 채 15일까지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면, 85억7천만원 정도를 날리게 되는 만큼 통합으로 의석수를 늘리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 전 의원이 최근 정계복귀 후 바른미래당 합류가 아닌 독자 창당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통합 논의의 걸림돌이 해소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전 의원이 국민의당 대표 시절이던 2018년 초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호남계 의원들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들 3당은 대안신당이 제시한 것처럼 '2월 중순'을 통합의 시한으로 잠정적으로 정하고서 물밑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논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주까지는 의견들을 주고받은 뒤 다음 주 정도가 되면 대표들끼리 만나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통합이 성사되더라도 전국적 기반이 없는 '호남당'으로의 회귀에 그칠 뿐, 옛 국민의당 시절과 비교해 변화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손 대표가 이날 "지역정당과 과거로의 회귀를 넘어서야 한다"며 "같은 생각을 가진 정당들의 통합은 미래세대 중심의 새로운 정치세력 통합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이러한 염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호남 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각종 여론조사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이들이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