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친미 보우소나루 강력 비판…"미국 이익에 복종"

게지스 경제장관 주도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도 화살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미(親美) 외교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진보 성향의 온라인 매체인 '브라질 247'과 인터뷰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를 두고 브라질이 미국의 이익에 복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의 엘리트들은 미국의 구두를 핥는 '떠돌이 개'와 같은 행동을 멈춰야 한다"면서 "누구도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지 않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며, 브라질은 국제사회에서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은 중국이 세계적인 강대국이 되기를 원치 않는 것처럼 브라질이 중남미의 지역 강국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를 통해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親)트럼프' 행보를 강하게 비난했다.

당시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굴종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브라질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우소나루 정부의 미국 일변도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도 비판 대상에 올렸다. 그는 "게지스는 공기업을 매각하는 데만 관심을 두고 있으며, 노동자와 실업자, 빈곤층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더 매각할 것이 없어지면 아마도 영혼까지 팔려고 할 것"이라며 민영화 정책을 정면 공격했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오는 10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좌파 노동자당(PT) 선거전략을 지휘하고 있다.

지방선거 투표일은 10월 4일이며, 시장·부시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5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올해 지방선거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올해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2022년 대선에서 재선 시도가 가능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