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새총리 지명에 찬반 세력 충돌…"나자프서 7명 사망"

'파란 모자' 알사드르 추종세력, 총리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대 공격
이라크 의회가 진통 끝에 지난 1일(현지시간) 신임 총리를 지명한 뒤 여론이 찬반으로 양분돼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졌다. 이라크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은 5일 이라크 남부 나자프에서 무함마드 타우피크 알라위 신임 총리 지명자에 찬성하는 진영과 반대 측이 충돌, 최소 7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알라위 총리 지명자를 찬성하는 쪽은 이라크에서 대중 동원력이 큰 성직자 겸 정치인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따르는 이들이다.

AP통신, 로이터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나자프에서 알사드르 추종세력이 반정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사상자가 났다고 전했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알사이룬 정파는 현재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한다.

알사드르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고, 이 때문에 그를 추종하는 세력도 이 시위에 상당수 가담했다.

그러나 알사이룬 정파가 1일 알라위 총리 지명에 찬성하면서 반정부 시위대에 등을 돌렸다. 알사드르는 2일 그의 추종 세력에게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 협력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한때 반정부 시위대에 합세했던 알사드르의 세력은 3일부터 바그다드, 나자프 등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연좌 농성하려고 설치한 천막, 응급 치료소 등을 부수고 불을 질렀다.

또 이라크 군경과 함께 시위대가 도로를 막으려고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웠다. 이들은 자신을 반정부 시위대와 구분하기 위해 파란 모자나 두건을 쓰고 다닌다.

3∼4일 이라크 남부 쿠트와 디와니야에서도 알사드르 추종 세력과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해 사상자가 났다.

시민 간 폭력 사태가 커지자 알사드르는 4일 트위터에 "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억누르거나 나를 지키려고 하지 말고 학교와 관공서의 문을 다시 열고 평화롭게 운영되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알라위 총리 지명자는 반정부 시위대를 대표하는 인사를 잇달아 만나면서 부패를 청산하고 경제난을 해결하라는 시위대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규탄하면서 정부가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