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흑자 7년 만에 최저…반도체 값 하락·수출급감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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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비 22.5%↓ 599억弗 그쳐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012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줄어든 데다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 여파다.
상품수지서 30%나 줄어들어
'우한' 덮쳐 올 전망도 불투명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9년 1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는 599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22.5%(175억달러) 감소한 것이다. 흑자폭은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487억9000만달러) 후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밑돌았다.
경상수지 흑자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제조업 제품의 대외 거래 성적을 의미하는 상품수지(수출-수입)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작년 상품수지는 768억6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30.1%(332억3000만달러) 줄었다. 2012년(485억9000만달러) 후 최소치다. 수출은 5619억6000만달러로 10.3%(643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5.4% 줄어든 965억9000만달러에 그친 영향이 컸다. 수입은 4851억1000만달러로 6.0% 감소했다.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는 개선됐다.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230억2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21.6% 줄었다. 적자 규모는 2016년(173억4000만달러) 후 가장 적었다. 해외여행 지출을 나타내는 여행지급이 323억달러로 8.0%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해외여행 지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작년보다 40억달러 적은 5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가 올해 경상수지에 변수로 급부상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며 “중국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한국 수출도 타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