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휴업 장기화 가능성 촉각…중국 현지 근로자 출근 '변수'

중국 춘절 연휴 재연장 관건…부품업체 "가동하면 항공기로 부품 긴급 이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가 확산일로 흐름을 보이면서 현대자동차가 휴업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현대차는 이달 4일부터 순차적으로 가동 중단된 생산라인이 11일을 지나면서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장담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당장 중국 지방 정부가 9일까지로 연장한 춘절 휴가를 재연장할지가 관심사다.

현대차 휴업은 자동차에 깔리는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를 납품하는 협력업체 중국 공장이 신종코로나 사태로 멈춰서면서 빚어지고 있다.이 부품은 의장(조립) 첫 단계에 쓰이는 것으로 공급이 중단되면 다른 작업을 할 수 없다.

국내로 들어오는 와이어링 하니스 중국 생산 비중은 85% 수준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부품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현대차에 납품하는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THN) 등은 모두 16개 중국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이들 업체는 10일부터 재개될 중국 공장 가동 준비 작업을 하고 있으며, 정상 가동하면 항공기 등을 통해 와이어링 하니스를 긴급 이송할 계획이다.

다만, 춘절 휴가 재연장 가능성이 남아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유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일단 중국 지방 정부의 춘절 휴가 재연장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며 "국내와 베트남 공장 등에서 생산 중이고 중국 공장도 가동 지침만 떨어지면 바로 작업할 수 있도록 조치 중이다"고 말했다.
중국 공장이 10일부터 다시 문을 열어도, 걱정은 남아 있다.

현지 근로자들이 신종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출근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 근로자들이 모두 출근하면 12∼13일에는 우리나라에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출근율이 80% 정도면 14일, 출근율 50% 정도면 17일은 돼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급이 지연돼 현대차 휴업이 장기화하면 국내 2·3차 협력업체 휴업 기간도 늘어나 줄도산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사태 장기화로 협력업체들이 자금 압박을 받을 것에 대비해 현장을 방문하며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6일 자동차 협력업체 피해 파악을 위한 대응지원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신용보증재단은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나섰다.시는 장기화에 대비해 지역 내 업체가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의사가 있으면 울산테크노파크를 통해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