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예능, 新한류로 뜬다

미국판 '복면가왕 3' 첫 방송 2373만 명 시청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10개국 포맷 수출
지난 2일 폭스 채널에서 첫 방송된 미국판 ‘복면가왕’인 ‘더 마스크드 싱어’ 시즌 3. /폭스TV 제공
미국판 ‘복면가왕’인 ‘더 마스크드 싱어(The Masked Singer)’ 시즌 3의 첫 방송 시청자 수가 2373만 명에 달하는 등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더 마스크드 싱어’는 MBC ‘복면가왕’ 포맷을 그대로 적용한 작품으로, 지난해 초부터 미국 지상파 폭스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시즌 3의 첫 회는 지난 2일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 직후 특집으로 편성됐다. 시즌 1, 2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시즌에선 이전 시청자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즌 2에선 회당 평균 1400만 명이 시청했다. 이번 기록은 1988년 이후 방영된 슈퍼볼 TV쇼 가운데 22위에 해당한다. MBC 관계자는 “슈퍼볼 직후 편성은 폭스 채널에서도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판단한다는 증거”라며 “전편을 능가하는 흥행으로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K포맷의 확산을 이끌고 있다. 포맷은 방송의 기획 콘셉트와 구성, 제작 방식 등을 이른다. ‘복면가왕’처럼 국내 방송사들이 수출한 음악 예능 포맷이 현지에서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신규 수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음악 예능이 한류의 새로운 한 축이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더 마스크드 싱어’ 시즌 3은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타임인 매주 수요일 오후 8시에 편성돼 있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사회자는 가수 닉 캐넌이 맡았고, 패널로는 제이미 폭스와 한국계 배우 켄 정 등이 출연한다. ‘더 마스크드 싱어’ 제작자인 크레이그 플레스티스 스마트독 대표는 2018년 방한 당시 “한국 포맷은 다른 나라 포맷을 따라 한 파생작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신선하고 독특하다”며 “가족 친화적인 면도 있어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복면가왕’ 포맷은 미국뿐만 아니라 호주, 독일, 영국 등 40개국에 수출됐다. 호주에서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Mnet의 음악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 포맷도 10개국에 수출됐다.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등에 판매됐다. 지난해 말엔 미국 폭스 채널에서 파일럿 제작이 완료됐다. 최근 태국에서도 제작돼 방영되고 있다. 민다현 CJ ENM 해외사업팀장은 “아시아와 유럽에선 여러 시즌을 이어 방영되고 있다”며 “폭스 채널에서의 파일럿 제작으로 미주 지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BS 음악 예능 ‘더 팬’도 지난해 9월 태국에 포맷을 수출했다. 방영은 올해 초부터 이뤄진다. 앞서 SBS 음악 예능 ‘판타스틱 듀오’ 포맷도 스페인, 프랑스 등에 판매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