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사모펀드 출범키로

인덱스 뮤추얼 펀드를 최초로 도입해 개인투자자에 투자 문턱을 낮춘 것으로 유명한 뱅가드 그룹이 사모펀드를 출범한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가드는 사모펀드 운용사 하버베스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모펀드를 출범하기로 했다. 뱅가드는 매년 하버베스트와 사모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다. 프랜 킨니리 뱅가드 개인투자부문장은 “사모펀드로 모은 자금은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사모펀드가 운용하는 펀드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가드는 일단 연금 기금이나 재단,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팀 버클리 뱅가드 최고경영자(CEO)는 “차차 개인투자자 등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뱅가드는 수수료 계획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뱅가드는 운용 자산이 6조2000억 달러(약 7313조원)에 달한다. 블랙록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이번에 협업하는 하버베스트의 펀드 규모는 총 680억 달러(약 80조원) 수준이다.

FT는 “뱅가드가 기존 방침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뱅가드는 인덱스 펀드 등 개인투자자를 위한 저비용 투자 전략으로 성장한 금융사라서다. 20여년 전에 사모펀드 출범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투자자 관심이 부진해 계획을 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뱅가드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사모펀드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사모펀드 업계는 4년 연속 매년 5000억 달러(약 590조원) 이상씩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올리버와이먼은 사모펀드가 전체 투자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4%에서 2023년엔 20%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