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예비신랑이 나이트서 만난 여자를 신혼집에 데려왔어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비신랑의 한 순간의 실수로 파혼 위기에 놓인 한 30대 여성의 사연에 네티즌들이 공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신혼집에서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남자친구를 봤다'는 충격적인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오는 3월 결혼을 앞둔 A 씨는 신혼집을 먼저 구했다. 예비신랑은 신혼집에 먼저 머물면서 결혼 준비를 했다.

출장을 다녀온 A 씨는 예비신랑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연락 없이 신혼집을 찾았다.

그동안 예비신랑은 "혼자 지내기 적적하다"며 "빨리 살림을 합치자"고 얘기했고 A 씨 또한 결혼을 앞두고 있어 자연스럽게 신혼집에 머무는 일이 잦았다. 이른 아침 신혼집을 찾은 A 씨는 상상하지 못한 광경에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예비신랑은 옷을 다 벗고 거실에서 자고 있었다. 술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A 씨는 "자기 왜 옷을 다 벗고 자고 있어~ 어서 일어나. 아침 먹자"라고 웃으며 말하며 이불을 걷었다. 이불 속엔 속옷 차림의 여성이 당황한 표정으로 A 씨를 바라봤다.

A 씨는 순간 멍해졌다. 그 여성은 A 씨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고 어쩔 줄 몰라 이불 밑에 숨어있었던 것.

이불 속 여성은 대뜸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이 여성은 "어제 나이트에서 만났고, 제가 따라온 것"이라며 "아무 일 없었다"며 황급히 옷을 챙겨 입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 A 씨는 여성의 머리채를 잡았고, 이 여성은 "여자친구 있는지 몰랐다. 알았다면 안 왔을 것"이라며 빌었다.

A 씨는 태평히 자고 있는 예비신랑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 정신 차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여성은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고 예비신랑은 사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

이 상황이 참을 수 없었던 A 씨는 예비 시부모님에게 전화했고, 목격한 일들을 전하며 "결혼은 못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신혼집을 찾은 시부모는 오자마자 예비신랑의 머리채를 잡고 안방으로 데려가 욕을 하며 분노했다.

시간이 흐르고 시부모님은 A 씨에게 "자식 잘못 키워서 미안하다. 그 충격과 배신감은 어떨지 상상이 간다. 내 자식이지만 부끄럽고 창피하다.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 어떻게 맘 돌리라고 얘기할 수 있겠냐"고 사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봐서도 딱 일주일만 생각을 해봐달라. 만약 용서해준다면 살면서 이런 일이 없게끔 부모로서 약속하겠다"며 A씨에게 사과했다.

예비신랑 또한 A 씨의 다리를 붙잡고 "미안하다", "한 번만 용서해달라", "술이 너무 취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울었다.

A 씨는 "이런 일을 직접 겪으니 도리어 냉정해지는 것 같았다. '죽겠다'는 남자친구에게 '그럼 죽어'라고 했다. 실랑이를 하다가 신혼집에 있는 짐을 싸서 본가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나이트를 다니거나, 여성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 끼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결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말 이런 사람 다신 못 만나겠다 싶을 정도로 잘해줬기에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 앞에선 냉정하게 굴었지만, 사실 예비신랑을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파혼하고 내가 잘 살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다"면서 괴로운 마음을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결혼 전에도 그랬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안 그럴 것 같냐", "그 여자 나이트에서 처음 만난 것 맞나.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으면 A 씨에게 누구인지부터 물어봤어야 한다", "한동안은 꼬리 내릴 거다.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잘 할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또 버릇 나올 것", "다른 여자랑 뒹굴던 거 눈으로 보면 결혼 못 할 것",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빨리 파혼하라"고 조언했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루고 전문가 조언도 들어봅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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