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경북 휴양·관광지 직격탄…관광객 55% 감소

온천·놀이시설 이용객 예년 절반 수준…호텔 행사 등 50% 취소
대구에 사는 김모(45·회사원)씨는 다음 주 휴가를 내고 부모님과 경북 모 온천을 다녀오기로 했다가 계획을 취소했다.예약한 숙소는 수수료 없이 취소가 가능했으나 모처럼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온천 여행을 가지 못해 무척 아쉬운 생각이 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에 김씨처럼 휴양이나 관광을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일이 부쩍 늘면서 지역 관광지에 먹구름이 끼었다.

특히 겨울철이 성수기인 온천 등 휴양지에는 예년보다 눈에 띄게 방문객이 줄어든 모습이다.경북 울진의 한 온천에는 요즘 인근 마을 주민 외에 외지 손님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물이 깨끗하기로 소문나 매년 이맘때면 대구와 경북은 물론 수도권, 강원도 등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온천 내부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북 청도의 한 온천에도 약 2주 전부터 이용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예년 이맘때 하루 1천명가량 찾았으나 요즘은 5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온천 관계자는 "겨울이 온천 성수기인데 갑작스럽게 손님이 줄어들어 가슴이 답답하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6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루 경주 5곳과 영덕 2곳, 안동, 문경, 경산, 울진 각 1곳 등 관광지 11곳의 방문객을 조사한 결과 2만1천121명으로 집계됐다.지난해 2월 11곳의 하루 평균 방문객 4만7천468명과 비교하면 55.5% 줄었다.

경주 관광지 5곳의 방문객은 70% 이상 감소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85.1%, 동궁과 월지 77.6%, 경주월드 76.1%, 대릉원 70.5%, 불국사 40.3% 줄었다.

다른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울진 덕구온천 72.2%, 경산 갓바위 77.7%, 문경새재도립공원 69.2%, 안동 하회마을 35.0% 감소했다.

관광지 호텔 예약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 한 호텔은 지난달 말 대만 관광객 120명이 숙박 예약을 취소했고 각종 행사, 회의 취소율도 40∼50%에 이른다.

다른 호텔들도 2월과 3월 단체 행사가 50% 정도 취소되거나 줄었다.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1월 중순까지만 해도 따뜻한 겨울 날씨에 관광객이 지역 휴양지 등을 꾸준히 찾았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급격히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