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북한군 직통전화 사진 공개…"사랑의 핑크폰?"(종합)

유엔사 페이스북에 사진 올려…"지난해 130건 통지문 주고받아"
유엔군사령부가 판문점에서 북한군과 연락을 주고받는 직통전화를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유엔사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화기가 유엔사와 북한군 간의 직통전화로써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며 직통전화 사진을 올렸다.

유엔사는 "이 전화기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북한군과 일일 2차례 통신 점검을 진행한다"며 "지난해 기준 총 130건의 통지문을 주고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직통전화는 밝은 분홍색으로 현재는 쉽게 볼 수 없는 '옛날 전화기' 모습이다. 회색의 버튼에 숫자가 1~0까지 있으며, 숫자 위에는 알파벳이 적혀있다.

유엔사는 직통 전화 사진을 설명하며 "배트폰(배트맨 영화에서 비밀 서재에 설치된 직통전화)일까? 아니면 사랑의 핑크폰일까?"라는 퀴즈를 내기도 했다.

유엔사 장병이 사무실에서 전화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직통전화는 판문점 남측 유엔사 일직 장교 사무실과 북측 판문각에 각각 놓여 유엔사와 북한군을 연결한다.

2018년 7월 남북, 북미 간 긴장 완화 분위기 속에 약 5년 만에 복원됐다.

북한은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유엔사와의 직통전화를 일방적으로 단절한 바 있다. 유엔사는 당시 전화 대신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에서 메가폰을 잡고 육성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직통전화로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작업 등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가 직통전화의 모습을 직접 찍어 사진을 대중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직통 전화를 소개하며 직통전화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유엔사 소속 장교는 공적인 대화 이외에도 북측과 일상적인 소통도 직통전화로 한다. 유엔사 소속 장교는 북측 관계자와 미국 메이저리그 이야기나 여자친구 이야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