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초중고 모의투표 불가 결정…'안철수신당' 명칭 불허

정당, 비례대표 후보 마음대로 못정한다…"선거인단 투표 거쳐야"
"선거권 여부 상관없이 선거법 위반 소지…참정권 교육은 필요"
"신당 명칭 기회불균등·유권자 혼란 초래"…안철수신당 "강한 유감"
4·15 총선을 앞두고 일부 교육청이 추진해온 초·중·고등학생 대상 모의투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여지가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선관위는 또 안철수 전 의원이 추진하는 '안철수 신당'의 정당 명칭 사용을 불허했다.

아울러 정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할 때 민주적 심사 절차와 당원·대의원 등 선거인단의 투표 절차를 따르도록 의무화했다.

선관위는 6일 오후 경기도 과천 선관위 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권이 없는 초·중·고등학생 대상 교육청 주관 모의투표에 대해 논의한 결과 "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선관위는 "선거권이 없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교원이 교육청의 계획하에 모의투표를 하는 것은 행위 양태에 따라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달 28일 유권자가 된 만 18세 학생을 대상으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발표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선거권이 없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모의투표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서울시교육청은 4월 총선에 맞춰 오는 3∼4월 초·중·고 40여곳에서 실제 정당과 입후보자 이름을 넣어 모의투표를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선거권 부여 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진 만큼 참정권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선관위는 모의투표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도 참정권 교육의 필요성은 강조했다.선관위는 "18세 선거권자는 물론 미래 유권자에게 참정권의 소중함과 올바른 주권행사 방법을 일깨워줄 교육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교육기관과 협의해 선거 관련 교육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 안 전 의원 측 창당추진기획단의 유권해석 질의를 받고 이날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안철수 신당'은 정당의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선관위는 "현역 정치인의 성명을 정당의 명칭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정당의 목적과 본질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고, 정당지배질서의 비민주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명이 포함된 정당명을 허용하면 정당 활동이라는 구실로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가능해져 기회 불균등을 초래한다"며 "투표용지의 소속 정당명에 성명이 기재되면 유권자가 현역 정치인(안철수)과 실제 후보자를 오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추진기획단 이태규·김경환 공동단장은 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이라며 "헌법과 무관한 과도한 해석으로, 정당설립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다만 '안철수 신당' 측은 선관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새로운 당명을 선정할 방침이다.

선관위는 이와 함께 정당 대표나 최고위원회의 등이 선거전략만으로 비례대표 후보자와 순위를 결정하는 이른바 '전략공천'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민주적 심사절차와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 절차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적법한 비례대표 추천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선관위는 각 정당이 이런 절차를 지켰음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 등록을 무효 처리하는 등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사항은 지난달 14일부터 개정 공직선거법이 시행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말 개정된 선거법에는 '정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 민주적 심사절차를 거쳐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선관위는 결정사항을 각 정당의 당헌·당규, 내부 규약 등에 반영하도록 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절차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다.한편 선관위는 자유한국당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후원계좌 안내 글이 올려온 것과 관련해 "위법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