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첫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반성문 쓴 중국의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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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신종 코로나 첫 경고한 의사 사망중국 우한에서 퍼지고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을 받았던 의사 리원량(李文亮 34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숨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중국 '신종코로나' 사망 630명·확진 3만명 넘어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시 중심병원 의사 리원량이 7일 새벽 폐렴 증세로 숨졌다고 밝혔다.리원량은 환자를 돌보다가 지난달 10일쯤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입원했고, 최근 폐렴으로 상태가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돼 전날 밤부터 리원량에 대한 긴급 소생 치료가 진행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사스 확진 7명이 발생했다는 병원 문건을 얻은 뒤 의사 7명이 있는 SNS 대화방에 이 사실을 알렸고, 이후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이후 공안은 리원량과 다른 의사 친구들을 데리고 가 이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면서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훈계서'를 쓰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정부의 부실했던 초기 대응에 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새로운 질병을 세상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원량을 의로운 '내부 고발자'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집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신종코로나의 누적 사망자 수가 636명·확진 3만1161명에 달한다.이처럼 신종 코로나가 빠른 확산세를 보인 것은 발병 초기 중국 당국이 축소 은폐를 하며 사태를 키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8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 환자가 발생했는데 당국은 확진자가 속출해도 축소, 은폐했고 1월 18일부터 확진자수를 통합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진앙지로 추정한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도 2주가 지난 후에 폐쇄했고 한 달이 지난 1월 23일에야 우한 봉쇄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우한이 봉쇄되기 직전까지 500만 명이 해외로 빠져나갔으며 우리나라에도 6천400여 명이 입국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