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열쇠로 세게 긁어도, 수십만번 접었다 펴도…'스크래치 안나는' 폴더블폰용 신소재

한국생산기술硏 개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연연구소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폴더블폰의 스크래치와 주름을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생산기술연구원 마이크로나노공정그룹 정용철 연구원팀은 유리 수준의 경도와 플라스틱 수준의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폴더블폰용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스마트폰 TV 등의 디스플레이 겉면엔 외부 충격과 오염으로부터 기판을 보호하는 ‘커버윈도’가 있다. 스크래치에 강하면서도 표면이 매끄러운 강화유리가 주로 사용된다. 반면 폴더블폰 커버윈도엔 유리 대신 유연성이 뛰어나 접고 펼칠 수 있는 신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CPI)가 들어간다.

투명 폴리이미드로 제작한 커버윈도는 수십만 번을 접어도 견딜 만큼 내구성이 강하다. 그러나 유리보다는 스크래치에 취약하다. 접거나 펼칠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 부분에서 주름이 잡혀 누적되면 고장날 수도 있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투명 폴리이미드를 대체할 초박막 강화유리(UTG)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양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생기원 연구팀은 규소와 산소 간 연결 구조와 비율을 조절해 세라믹(SiO2)과 실리콘 오일(SiO) 사이의 중간 성질을 띠는 나노구조체를 새로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양쪽 평면부는 단단하게, 힌지 부위는 유연하게 만든 새로운 폴더블폰용 커버윈도(사진)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개발한 커버윈도는) 자동차 열쇠로 강하게 여러 번 긁어도 스크래치가 나지 않으며, 투명 폴리이미드에 준하는 유연성이 있고, 20만 번가량 반복 사용해도 내구성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