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은퇴' 지자체도 파장…'승진 공백'

"승진 경쟁은 옛말…승진시키려 해도 대상자가 없어요"

"자리는 비었는데 승진 시켜 그 자리에 임명할 후보자 찾기가 힘들어요. "
베이비붐 세대 공직자들이 대거 퇴직하면서 일부 지자체가 승진 대상자 부족으로 인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지자체에 따르면 안양시는 관련 규정과 내부 방침에 따라 승진한 지 4년 이상 되고, 정년 1년 전 시작하는 공로연수까지 1년 이상 남은 사무관들을 서기관으로 승진시키고 있다.

안양시의 서기관 자리는 각 구청장과 본청 국장 등이다. 시는 최근 4급 간부 공무원 3명이 공로연수에 들어감에 따라 이 자리에 사무관 중 3명을 승진 시켜 임명하려 했지만 조건에 맞는 대상자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관행을 깨고 어쩔 수 없이 공로연수까지 6개월 정도 남은 사무관을 서기관으로 승진 시켜 4급 자리에 임명했다.

이들은 결국 6개월가량만 보직을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 인사 담당자는 최근 이같은 승진 대상자 '구인난(?)'이 발생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 공직자들이 한꺼번에 은퇴하고, 이들이 임용된 직후 한동안 신규 공무원을 소규모로 채용하면서 인력 구조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승원 시장은 최근 "서기관 승진에 경쟁률이 없다. 승진 대상자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이들의 능력을 평가해 승진시킬지 말지를 결정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승진 대상자가 없어 조건만 맞으면 어쩔 수 없이 승진을 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명시 인사 관계자는 "우리 시도 사무관 승진 4년 차 이상을 대상으로 서기관 승진을 시키는데 올해 초 인사에서는 승진 대상이 거의 없었다"며 "그동안 많은 베이비붐 세대 선배들로 인해 후배들의 사무관 승진이 어쩔 수 없어 늦어진 상황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한꺼번에 퇴직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부천시 관계자 역시 "부천시의 경우 구청이 없어지고 10개 광역동사무소 체제가 되면서 4급 서기관 자리가 많이 생긴 것도 한 이유 이지만 베이비붐 세대 공무원들이 대거 퇴직하면서 승진 대상자가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현재 일부 4급 자리를 5급 공무원이 대리하는 직무대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시군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은 지자체도 있겠지만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지자체가 안양이나 광명시 같은 인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지막 베이비붐 세대 공무원들이 퇴직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일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