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문화로 가꾸는 소통·공존의 삶…'문화 전파자' 백기환씨

"문화가 삶의 일부분 될 때까지" 시민·청년 모아 끊임없이 문화 활동 기획
박영서 기자·박한나 인턴기자 = "저는 문화의 힘을 믿습니다. 문화가 춘천시민의 마음에 번져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
춘천시민 120명과 함께 지역문화발전에 청춘을 바치는 청년이 있다.

바로 청년문화기획단체 '청춘번짐' 대표 백기환(30)씨다. 그는 연간 2억원이 넘는 규모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문화 전파자'다.

백씨가 이끄는 청춘번짐은 청년이 중심이 되어 청춘 문화를 시민사회에 번지게 한다는 목표를 가진 청년문화단체다.

청년번짐은 시민들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작은 공'을 쏘아 올린다. 백씨는 어릴 적 작가의 꿈을 품고 순수문학을 배우며, 글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어했던 문학 소년이었다.

그런 그가 꿈에서 깨어나게 된 건 '대학 입시' 때문이었다.

배고프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과 꿈을 내려놓더라도 안정된 삶을 사는 것 사이에서 갈등한 그의 선택은 '현실'이었다. 문학과는 거리가 먼 환경과학과를 선택한 백씨는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해나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 속에는 공허함이 커져만 갔다.

더는 마음의 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백씨는 4학년 때 작가의 꿈을 조금이나마 실현하고자 소규모 독서 모임을 운영하며 가슴 속에 묻었던 꿈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렇게 2015년 시작한 독서 모임이 규모가 커지자 백씨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이듬해 춘천문화재단의 '일당백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독서문화기획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독서와 문화의 만남은 백씨가 청춘 문화 기획에 발을 들이게 된 전환점이었다.

그는 춘천시와 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무한 청춘페스티벌'의 기획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춘천에 문화가 부족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꿈을 내려놓았던 시절 느꼈던 공허함처럼, 백씨는 많은 시민이 공허함을 느끼고 방황하며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기획자와 대표로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대부분 공허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걸 알았죠. 저는 그 공허함이 소통의 부재와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문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백씨는 그 길로 춘천시민과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꾸려나가는 독보적인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자 마음먹었다.

독서 알리기 운동, 소통캠프, 청춘페스티벌 기획과 참여로 근육을 키운 그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과 여러 기획 공모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또 강원어린이재단과 함께 2016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산타로 변신해 지역아동센터를 찾고 있다.

공연과 선물 증정에서 끝내지 않고 여러 체험행사로 아이들의 마음속에 작은 문화의 씨앗을 심는다.

행사에는 청춘번짐 회원 외에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지난해에는 춘천지역 대학과 청년 동호회와 연계해 '강원대 유니브 엑스포'를 열어 청년 단체대표와 변호사 등 다양한 지역 인사들과 청년 간 소통의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백씨는 문화 기획을 통해 공존하는 삶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뿐만 아니라 춘천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를 만들기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문화 도서 출판, 청년들을 위한 문화 활동 공간 마련, 공방 운영 등 문화행사 기획자로서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저는 문화의 힘을 믿어요.

어디든 문화가 필요합니다.

문화 행사와 활동을 통해 저마다 이야기를 표출하고, 소통하며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