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뛰는 황교안…'바닥부터·집마다·24시간' 올인 전략

공실 상가·성균관대·정독도서관 방문 첫 일정
'정권심판론'에 세대별·동네별 맞춤형 공약 마련 고심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종로 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총선 행보에 나섰다.황 대표는 9일 종로 젊음의 거리 일대의 공실 상가를 방문하는 데 이어 성균관대와 정독도서관(옛 경기고 부지)을 잇따라 찾는 것으로 종로 표밭갈이의 첫 발을 뗀다.

공실 상가를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삼청동·혜화동·종로3가 등 종로의 상권을 과거와 같은 '상권의 메카'로 되돌려 놓겠다는 취지에서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의 민생경제 실패로 대한민국 중심이었던 종로 상권 침체가 더욱 악화했다"며 "종로 구민에게 '종로경제부터 살리겠다'는 첫 일성을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젊은 시절 꿈을 키운 모교(성균관대)와 모교(경기고)의 흔적이 남은 정독도서관을 방문해 초심을 돌아본다.

정치 초년병으로 사실상 첫 선거를 치르는 마음을 다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종로 대전' 맞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가 이미 밑바닥을 다지고 있는 데다, 이 전 총리에 뒤지는 여론조사도 나온 만큼 황 대표로서는 '역전극'을 펼칠 선거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일단 서울 서초구에 사는 황 대표는 종로구로 이사하는 것은 물론 선거사무소 및 캠프 구성으로 총선 채비를 갖출 예정이다.
나아가 선거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종로에서 '정권 심판론'의 불씨를 댕기겠다는 기조 아래 '바닥부터·집마다·24시간' 지역구를 누비는 올인 전략이 거론된다.지난해 4월 경남 창원 성산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새벽 5시 30분 출발하는 산행 버스 인사부터 늦은 밤까지 유권자를 찾아다녔던 것과 같은 '몸으로 부딪치는' 선거운동에 나선다는 것이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석패하긴 했지만 상당히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황 대표의 진정성과 부지런함, 생활밀착형 유세가 먹혔기 때문"이라며 "종로에서도 가가호호 곳곳을 누비는 성실함으로 판세를 역전하겠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황 대표가 당 대표로서 다른 지역 지원에 지나치게 열중해 종로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세균 대 오세훈'의 대결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종로에 나선 오세훈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음에도 당의 요청에 서울권 전역을 도는 광폭 지원유세를 했고, 결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정세균 국무총리에 패했다.

다른 지역구로 눈 돌릴 겨를 없었던 정 총리의 집중유세가 예상을 깬 승리를 안겨줬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당 회의도 줄이고 종로에서 24시간 먹고 자며 선거운동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야 추격할 수 있다"며 "이낙연 전 총리는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뛰지만 황 대표는 홀로 종로 올인형 유세를 보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종로의 세대별·동네별 맞춤형 선거공약 마련도 필수로 꼽힌다.

종로는 2000년 이후 여야가 번갈아 차지한 격전지이자 '스윙보터' 지역인 만큼 세밀한 전략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창신동 일대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으로 30·40세대 인구 유입이 뚜렷하고 여권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점도 황 대표가 고려할 점이다.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지역구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정권 심판론만 이야기하면 안 되고, 종로구민을 위한 맞춤형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며 "지금은 여당이 유리하지만 20대 여성부터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선거전략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