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코로나맥주

신종 코로나와 이름 같아
SNS에 루머·가짜뉴스 넘쳐
구글 트렌드를 살펴보면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맥주 바이러스(Corona beer virus)’라는 조회 건수가 급속히 늘었다. 구글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색하면 연관 단어로 코로나맥주가 함께 검색되면서 이런 합성어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불똥이 엉뚱하게 주류 브랜드 코로나맥주로 튀고 있다. 신종 코로나와 코로나맥주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알파벳 표기가 같고 ‘왕관’이라는 뜻도 동일해 이를 연관 짓는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맥주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이런 현상이 확산되자 미국 ABC뉴스(사진)가 팩트체크를 하기도 했다. USA투데이도 “일부는 코로나맥주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국내 정치권도 코로나맥주 논란에 가세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코로나맥주회사에서도 바이러스에 관한 질문 좀 그만하라고 욕까지 하지 않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코로나맥주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보이는 사용자가 ‘바이러스와 관련된 질문은 모두 이제 그만해’라고 올린 것을 캡처해 첨부했다. 하지만 이 글은 코로나맥주 본사에서 올린 글이 아니다. 가짜 계정에서 올린 것이었다. 이 글은 지금도 ‘코로나의 공식 입장’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SNS에는 또 코로나맥주와 신종 코로나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게시물도 돌아다니고 있다.

코로나맥주의 정식 브랜드명은 코로나엑스트라다. 멕시코 주류업체인 그루포모델로사가 1925년 출시했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맥주로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 한국에선 오비맥주가 수입 판매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맥주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