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높여줄 보양식…호텔의 유혹

호텔의 향기

한약재로 푹 삶아 오리·오골계탕
싱싱한 제철채소 구워 건강한 맛
계절에 상관없이 호캉스 특수를 누린 국내 호텔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탓에 객실 취소가 늘어나고, 호텔에서 하는 행사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역발상으로 집객에 나선 곳들이 있다.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한 보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제철 식재료 메뉴와 한방차도싱싱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특선 메뉴가 쏟아지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의 모던 한식 레스토랑 ‘더 라운지’는 ‘더 테이스트 윈터 디너 세트’를 다음달 중순까지 선보인다. 피로 해소에 좋은 타우린 성분을 가득 담은 오징어, 단백질이 풍부한 삼치 등을 활용했다. 여기에 새우 술찜, 안창살 구이 혹은 광어 튀김, 영양밥 정식,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호떡까지 총 다섯 가지 코스로 구성했다. 디너 세트 가격은 1인당 10만원이다.
대림그룹의 글래드호텔은 뿌리 채소와 과일을 넣은 메뉴를 내놨다. 글래드 여의도에 있는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는 호박, 시금치, 브로콜리, 인삼 등 뿌리 채소와 함께 구워 낸 치킨 로스팅을 판매한다. 토마토 그릭 샐러드, 버섯을 곁들인 브로콜리 구이, 인삼 한방 갈비탕도 있다. 글래드호텔 관계자는 “어떤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웰컴 드링크로 생토마토 주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며 “호흡기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채소류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글래드 마포의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M에서는 웰컴 드링크로 꿀더덕 우유를,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의 뷔페G는 생과일 당근 사과주스를 제공한다.몸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한방차도 호텔에서 즐길 수 있다. 롯데호텔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따뜻한 건강차를 추가 특전으로 제공한다. 롯데호텔서울은 10일부터 3월 말까지 객실과 라세느 조식 2인으로 구성된 상시 판매 상품 ‘베드 앤 브랙퍼스트’ 패키지를 이용하는 투숙객에게 건강차를 제공한다. 도라지차, 계피차, 홍삼차, 쌍화차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롯데호텔제주도 같은 기간 동안 ‘스테이 인 룸’ 패키지를 예약한 투숙객에게 따뜻한 건강차를 제공한다. 뎅유자차, 오미자차, 스윗레몬그라스티 등 3종의 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박당 1회 2잔 제공한다.

오리·오골계 탕으로 면역력 ‘쑥’

오리와 오골계를 사용한 요리도 눈에 띈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북경오리 특선 메뉴를 지난달 말 새롭게 내놨다. 레스토랑 ‘아시안 라이브’가 정통 베이징 방식의 북경오리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현지의 전문 레스토랑 출신인 구오 리하이 셰프가 북경오리를 요리해 내놓는다. 아시안 라이브에서 요리하는 북경오리는 장작 불에 굽는 ‘전취덕’ 방식으로 요리하는 게 특징이다. 아시안 라이브 관계자는 “보통 북경오리는 4인 분량인 한 마리 단품으로 주문해야 카빙(북경오리의 껍질을 벗겨주는 것)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시안 라이브의 북경오리 특선은 2명이 와도 카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의 한식당 수라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오골계탕을 내놨다. ‘궁중 오골계 초교탕’이다. 오골계와 도라지, 표고버섯, 미나리, 쪽파를 특제 양념에 무친 후 밀가루와 달걀에 버무려 오골계 국물과 함께 푹 끓인 음식이다. 초교탕의 주재료는 닭이지만 ‘궁중 오골계 초교탕’에는 닭 대신 오골계가 들어간다. 당귀, 엄나무, 감초, 황기, 천궁, 인삼 그리고 전복을 넣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끓이기 때문에 깊고 진한 국물을 맛볼 수 있다. 평일 점심 특선 메뉴로만 판매한다.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2만4000원이다.보양탕도 인기다. 메종 글래드 제주의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삼다정은 독특한 보양탕을 개발했다. 디너 뷔페를 이용할 때 전복, 관자, 문어, 도가니 등 원기 회복에 좋은 재료로 만든 ‘활력 보양탕’을 즐길 수 있다. 같은 호텔의 중식당 ‘청’에서는 각종 해산물, 보양 재료 30여 가지를 여섯 시간 동안 고아 만들어 단백질, 칼슘이 풍부한 불도장을 특선 샐러드와 함께 내놓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