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감염 불안에…사찰·성당·교회도 '한산'

곳곳에 손 소독제 비치…"신도 수 확연히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 우려로 일요일인 9일 서울 곳곳의 사찰과 성당·교회에는 평소보다 신도들의 발길이 뜸했다.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일요법회에 참가하는 신도들로 붐비던 평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간간이 법당을 찾는 신도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조계사에서 만난 김응현(70) 씨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불안하기는 하지만 또 절에 와야 마음이 편한데 어떻게 안 올 수가 있나"라면서 "절은 사람들이 얘기를 주고받는 곳도 아니고 해서 너무 오래 있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출입문에 비치된 소독제로 손을 닦고 법당에 들어선 박자연(67) 씨는 "혹시라도 절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평소보다 사람이 적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너무 적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조계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절을 찾은 신도 수는 평소 주말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이었다.

원래는 판매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았던 공양권도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방역 차원에서 신도증이 있는 사람에게만 지급하고 있다고 조계사 측은 설명했다.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는 건물 입구에 손 세정제가 비치된 책상이 마련돼 있었다.

성당 관리자들은 물론이고 미사에 참석한 신도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미사 시작 직전까지도 성당 내부는 절반 정도만 채워져 있었다.일부 신도들은 머리에 미사보를 쓴 채로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성당 내부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성수와 성가책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성당 자원봉사자 A씨는 "신종코로나 확산 이후 미사에 참석하는 신도들이 평소보다 30%는 줄어든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공공장소를 찾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희자(77) 씨는 "자식들이 뉴스를 보고 걱정이 됐는지 이번 주는 미사를 쉬는 게 어떠냐고 했다"면서도 "코로나 걱정은 되지만 미사는 드려야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안에는 중국을 방문했거나 발열 증상이 있는 사람은 예배당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내걸렸다.

성도들 간 인사는 악수가 아닌 목례로 대신해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서초구에 사는 노 모(20) 씨는 "마스크를 쓰고 예배에 참석하는 등 좀 더 신경 쓴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신종코로나 때문에 예배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교회 관계자는 "교회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모두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는 선생님들이 아이들 발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