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우한 폐렴에 질린 한국 경제…정부, 어떤 해법 내놓을까

오상헌 경제부 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은 이번주에도 대한민국 경제를 뒤흔들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우한 폐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해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외출 자제 여파로 내수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완성차 업체들이 ‘셧다운’(가동중단)에 들어가는 등 제조업계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주로 수출에 영향을 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피해가 내수에 집중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 타격을 줄 수 있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런 만큼 이번주에 나올 정부 대책의 초점은 우한 폐렴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 최소화와 전염병으로 힘겨워하는 관광 문화 외식 항공 등 서비스산업 및 제조업계 지원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11일(국무회의)과 12일(신종 코로나 대응 장관 회의 겸 경제활력대책회의), 14일(신종 코로나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잇따라 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달 내놓기로 한 수출 지원 대책과 피해 우려 업종 맞춤형 지원 대책 가운데 일부가 이번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대책의 수위는 우한 폐렴 확산 속도와 피해 양상에 비례해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우한 폐렴이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을 다루는 자료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4일 국내외 경기 흐름을 분석하고 정부 진단을 담은 ‘2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내놓는다. 우한 폐렴이 국내에 상륙한 뒤 처음 나오는 그린북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 매출, 카드 국내 승인액 통계가 담긴다. 상당수 지표는 작년 12월 기준이지만 일부는 우한 폐렴이 국내에 일부 영향을 미친 1월 상황이 반영된다. 우한 폐렴의 경제적 파급에 대한 기재부의 상황 인식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굵직한 경제지표들도 나온다. 기재부는 10일 ‘2019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내놓는다. 지난해 반도체 단가 하락과 경기 부진 여파로 세입은 예상보다 줄어든 반면 ‘확장적 재정 정책’에 따라 세출이 대폭 늘어난 결과가 이 자료에 담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3일 “작년 국세 수입은 293조5000억원으로 세입 예산보다 1조3000억원 적을 전망”이라고 밝힌 만큼 2014년 이후 5년 만에 ‘세수 펑크’(세수 결손)가 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나오는 ‘2020년 첫 고용지표’(1월 고용동향)의 관심사는 일자리 양만 늘었을 뿐 질은 오히려 나빠진 작년 상황이 되풀이됐는지 여부다. 작년에는 나랏돈으로 만든 ‘노인 알바’에 힘입어 취업자 수가 2018년보다 30만1000명이나 늘었지만 ‘경제 허리’인 40대 취업자 수(16만2000명 감소)와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8만1000명 감소)는 줄었다.정부 각 부처의 청와대 업무보고도 시작한다. 11일에는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청와대를 찾는다. 14일엔 삼일회계법인이 라임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투자자와 펀드 판매사 및 라임자산운용 간 분쟁 조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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