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섰거라"…디즈니, OTT 가입자 석 달 만에 3천만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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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텐츠에 요금 싸 '돌풍'‘지식재산권(IP) 왕국’ 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30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하며 이 분야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애니·마블·다큐·스포츠 등 다양
내달 유럽·인도에서도 서비스
1억6700만 가입자 넷플릭스 긴장
내년엔 한국서도 본격 서비스
통신3사 벌써부터 물밑 경쟁
넷플릭스 독점 서비스 LGU+
디즈니와 협업 가능성 내비쳐
디즈니, 3개월 만에 2860만 명 모아AP통신에 따르면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는 이달 초 유료구독자 수 2860만 명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가입자가 200만 명 안팎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디즈니플러스는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무기는 다양한 IP다.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스타워즈, 마블, 픽사애니메이션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콘텐츠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 21세기폭스, 다큐멘터리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포츠 채널 ESPN, 지상파 방송국 ABC 등도 디즈니가 소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독점 공개한 자체 제작 콘텐츠 ‘더 만달로리안’의 성공이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를 대폭 끌어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더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 시리즈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베이비요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0월 시즌2를 공개한다. 베이비요다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저렴한 가격도 디즈니플러스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디즈니플러스의 이용요금은 한 달에 6.99달러로 넷플릭스(8.99달러)보다 2달러 저렴하다.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 플러스를 모두 합해 월 12.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도 제공 중이다.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 증가세는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비스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어서다.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3월 24일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3월 29일엔 인도에서도 서비스에 나선다. 1억6700만 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통신사, 벌써부터 ‘디즈니 모시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출하는 시기는 내년 초다. 국내 통신 3사는 벌써부터 ‘물밑 경쟁’을 시작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최창국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그룹장은 지난 7일 열린 LG유플러스 기업설명회(IR)에서 “향후 등장할 여러 OTT 플랫폼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협업 중인 넷플릭스 외에 다른 OTT와의 협업 추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국내 OTT 시장에서는 통신 3사가 각기 다른 서비스를 내걸고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독점 서비스하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지상파방송 3사와 SK텔레콤이 합작한 ‘웨이브’, KT의 ‘시즌’ 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디즈니플러스, 그리고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애플TV가 잇따라 국내에 들어온다면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통신 3사는 신규 OTT 사업자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해외 사업자들은 국내 콘텐츠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콘텐츠를 제작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국 콘텐츠는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며 “곧 새 시즌이 공개되는 글로벌 히트작 ‘킹덤’을 비롯해 한국 창작자들의 수준 높은 콘텐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