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희망퇴직 받고 있는데…" 유승민 고용승계 요청에 난감한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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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난해부터 당직자 희망퇴직 중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4선)이 총선 불출마 및 자유한국당과의 신설 합당을 선언했다.
바른정당 당직자 복귀 땐 한국당 노조 반발
유승민 유일한 부탁인데 무시하기도 어려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0일 유 의원 발표에 적극 환영 입장을 밝히며 "조속한 시일 내에 정당 간 협의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유 의원은 9일 합당 추진을 발표하면서 "(합당 과정에서) 공천권 지분, 당권을 요구하지 않겠지만 신당에 유일한 부탁을 드리고 싶다"며 "새보수당에는 개혁보수 꿈과 의지만으로 한푼 급여 받지 못하고 일한 중앙당, 시도당 젊은 당직자들이 있다. 함께 일할 수 있게 고용 승계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당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재정난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당직자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2월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꾼 이후 한국당은 같은 해 8월과 11월 이미 두 차례 희망퇴직으로 당직자 20여명을 내보낸 바 있다. 한국당은 야당이 된 뒤 일반 당원 당비를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린 데다 기초·광역 단체장·의원들에게 할당되던 직책 당비도 2018년 지방선거 패배로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한국당 사무처 노조는 지난 2017년 새보수당 전신인 바른정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보수통합을 계기로 당에 복귀하는 데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새보수당 당직자 고용승계 문제가 양당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고용승계가 필요한 새보수당 당직자는 20명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보수당 측은 한국당이 당직자 고용승계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입장이 정리되면 추후 공지하겠다"고 알려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